영화 17

선명한 짜집기 흔적, 영화 백두산_20191231

멍한 컨디션으로 하루를 보내고, 누나네와 함께 동탄CGV에서 영화를 보며 저물어 가는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마땅히 보고 싶은 영화가 없어 이병헌, 하정우를 믿기로 해서 백두산을 선택, 커피와 팝콘을 한아름 안고 상영관으로 들어서자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울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나타낼 소재인 백두산이 폭발하여 남북 합작으로 폭발을 막아 보겠다는 설정이라 꽤나 관심이 갔고, 거기에 더해 이병헌, 하정우 투톱에 전도연과 근래 핫한 배우 마동석이 출연한다. 이병헌과 하정우 특유의 섬세한 연기는 진지함과 개그가 함께 섞여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저런 개그가 과연 나올까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 영화에서 차용한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 상영관..

겨울 마법으로의 초대, 겨울 왕국2_20191210

일찍 퇴근하는 날에 맞춰 종종 들리게 되는 상영관도 근래 발길을 끊은 만큼 귀찮아졌다. 그러다 올해 마지막 달을 맞이하야 각종 영화 상영권을 끄집어내어 정리해 본 결과 올해까지 유효한 쿠폰이 비교적 많았고, 그걸 빌미로 예전 동탄스타CGV 였던 메가박스로 총총히 향했다. 조금 촉박하게 가지 않으면 상영 시각이 늦어질 거 같아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걷다 문득 뒤를 돌아보자 메타폴리스가 한 위용을 자랑하고 계신다. CGV 무료 관람권도 꽤나 많았지만 오늘 선택한 영화는 개봉한지 2주 정도 지나 이제는 열기가 한풀 꺾인 겨울왕국2로 메가박스 시각이 안성맞춤이라 조금 더 걷게 되는 귀찮음을 물리치고 설레는 마음 안고 열심히 걸어 겨우 시각을 맞출 수 있었다. 형 만한 아우가 없는 건 대부분 통하는-완전히 통하..

유열의 음악앨범을 보러 가는 길_20190902

일찍 끝난 기회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영화 때리기!한창 아리까리한 허기가 맴돌아 메타폴리스에서 내려 샌드위치 하나 줍줍하고 급한 대로 커피는 손에 든 채 상영관으로 간다. 자칫 외로울 새라 소녀상에 강렬한 햇살을 피하기 위한 모자와 그 옆자리에 훈훈함을 돋보이기 위한 꽃다발이 있다. 전형적으로 나른하고 평화로운 공원의 전경.묘하게 느껴지는 가을 내음이 좋다.이런 방법으로 종종 영화를 보러 가는데 이 순간이 참 설레거나 마음이 가볍다. 동상에 앉은 잠자리가 위태롭게 보이는데 정작 이 녀석은 태연하다.시간이 빠듯하여 외부 계단을 통해 상영관에 도착, 인기 영화라지만 극장 비수기라 거의 텅비다시피 한적하다. 영화 관람 후 사실 무척 실망스러운 게 배우에 비해 내용은 지나치게 감동과 눈물을..

대미를 장식한 드래곤 길들이기3_20190215

올 겨울에 잠잠한 눈 소식이라 내리는 눈을 반가워 해야 하나?내일 강원도 가는 길을 미리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는게 내리는 눈의 양이 그리 많지는 않단다. 한남대교를 지나는 길 동탄 CGV에서 드래곤 길들이기를 보고 집으로 가는 길에 늘어선 나무 위로 눈이 앉았다. 영산홍 위에 피다가 만 눈꽃. 자세히 보면 싸락눈이 내렸던 거다.마치 고운 소금을 뿌려 놓은 것처럼 작은 알갱이 입자가 원형 그대로 쌓여 있다. 최애 시리즈 중 하나인 드래곤 길들이기는 판타지적 요소에 어드밴처까지 가미된 작품으로 뻔한 신파극이라 할지라도 몰입도와 탄탄한 스토리를 갖췄다.특히나 아바타와 같은 해 개봉한 1편은 작품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갖춰 드림웍스 시리즈 작품 중 흥행에 비해 든든한 자리를 꿰찬 명작이기도 하다.신적이거나 괴수 ..

일상_20190110

얼마 전 제대한 조카 녀석을 퇴근길에 만나 영화 한 프로 땡겼다.아쿠아맨이 거의 대세라 압도적인 비쥬얼에 거의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허나 제임스 완은 저예산 공포물의 대가로 남아 있는 게 낫겠다.솔까 화려하고 화려한 비쥬얼에 비해 속빈 강정처럼 내용은 산만하고 개연성은 턱 없이 부족했다.근데 이 날 내가 아끼는 모직 배색의 아웃도어 장갑을 잃어 버렸다.구입 1년이 채 되지 않은, 드자인과 기능성이 갑인데 버스에서 잃어 버린 건지 아님 뚜레쥬르에 놔두고 온 건지, 그도 아니면 극장인데 어디든 전화 문의 결과 없단다.장갑에 발이 달려 가출해 버린건가?불가사의다.

고전 스타탄생의 재해석, A Star Is Born_20181230

늦은 고요한 밤에 홀로 헤드폰을 끼고 현대판 스타탄생을 관람했다.그리고 거의 환청에 가까운 중독에 빠져 며칠을 흥얼거렸다. 봄에 코코를, 여름에 맘마미아2를 보고 뮤직을 테마로 하는 영화들의 구성은 극과 극임을 확신하며 관람을 망설였는데 이건 비교적 잘 만든 영화다.감독이 브래들리 쿠퍼?이 배우 행오버에서 양아치 교사 역으로 처음 알게 되고 이후 비교적 다작을 하며,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단 건 인정하는데 감독으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알콜 중독자 역으로 겁나 성공적이다.레이디 가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시간이 갈수록 그녀와 상반된 음악적 인생 그리고 교차될 무렵의 고뇌.마지막 극단적인 선택과 홀로 남겨진 그녀. 뮤직 테마 답게 멋진 음악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락에서 팝으로, 남성 중심에서 여성 중심..

잘 만든 영화 서치_20180918

일찍 퇴근하게 되면 가끔 들리게 되는 상영관에서 8월 하순에 저울질 하다 블록버스터에 밀려 적은 상영관 수로 인해 시간이 맞지 않아 결국 맘마미아2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번엔 작심하고 영화 서치를 선택했다.입소문으로 뒤늦게 작은 돌풍을 일으키며 장기 상영에 들어간 서치는 한국에서 1,300만불 이상 벌어 들이며 미국 1,900만불에 이어 월드와이드에서 재미교포 효과를 톡톡히 본 영화 같지만 사실 참신한 전개 방식으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퇴근 버스에 내려 상영관으로 가던 길에 바람 속에서 가을 느낌이 스멀스멀 느껴진다. 무척이나 높은 하늘에 쨍한 햇살이 부담스럽지만 바람살은 완연한 가을로 진행되어 간다. 상영관 내부엔 곰돌이 푸우를 홍보하는 부스가 있는데 이것도 기대는 되는 걸. 존 조 주연에..

비 내리는 날, 맘마미아 2_20180828

일찍 퇴근하는 기회를 살려 영화 한 프로 땡겨 본다.딱히 찍어 놓거나 눈에 들어 오는 영화가 없어 도착 시각과 엇비슷한 영화가 맘마미아2라 십 여년 전에 봤던 1편의 추억을 되살려 조금은 설레는 마음을 갖고 영화를 예매했다.허나 영화 스토리 기억은 거의 없어 새로운 영화를 보는 거나 마찬가지다. 동탄 CGV에 도착해서도 가늘어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린다. 음악이 테마인 영화 답게 시종일관 멜로디는 끊이질 않지만 내용으로 따지자면 억척스레 짜집기한 싸구려 옷감 마냥 너덜하고 듬성듬성하다.대부분 음악 영화는 완성도에 관대한 만큼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고, 적재적소에서 터져 나오는 떼창이 지루할 틈은 주지 않는다.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면, 아니 싫어하지 않는다면 음악에 흥겨워지는 걸 추천하지만 영화로..

비 오는 날 영화 마녀를 보다_20180709

비 내리는 월요일, 마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비를 먼저 만났다.조만간 삼복더위가 예견되는 시점이라 차라리 이런 시원한 비가 반갑기도 하고, 괜히 설레기도 한 마음을 갖고 상영관으로 들어간다. 굵은 비가 연못 위에 촘촘한 파랑을 일으키자 시원한 소리가 세상 모든 소음을 흡수시켜 버린다. 딱히 볼 만한 영화도 없었지만 한국 영화 치곤 액숀이 독특하다는 평에 거리낌 없이 예매를 한 건데 그 특별한 액숀을 보여주는 과정이 지나치게 친절한 나머지 이해시키는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래서 지루하다.이것들이 나를 바보로 아나?영화 러닝 타임 중 마지막 일부를 위해 기다리고 설득되는 과정은 짜증, 막판에 전개되는 액숀은 신선.후속작이 나온다면 했던 이야기를 억지로 반복하지 말고 일사천리로 진행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