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고전 스타탄생의 재해석, A Star Is Born_20181230

사려울 2019. 8. 1. 00:00

늦은 고요한 밤에 홀로 헤드폰을 끼고 현대판 스타탄생을 관람했다.

그리고 거의 환청에 가까운 중독에 빠져 며칠을 흥얼거렸다.



봄에 코코를, 여름에 맘마미아2를 보고 뮤직을 테마로 하는 영화들의 구성은 극과 극임을 확신하며 관람을 망설였는데 이건 비교적 잘 만든 영화다.

감독이 브래들리 쿠퍼?

이 배우 행오버에서 양아치 교사 역으로 처음 알게 되고 이후 비교적 다작을 하며,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단 건 인정하는데 감독으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알콜 중독자 역으로 겁나 성공적이다.

레이디 가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시간이 갈수록 그녀와 상반된 음악적 인생 그리고 교차될 무렵의 고뇌.

마지막 극단적인 선택과 홀로 남겨진 그녀.



뮤직 테마 답게 멋진 음악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락에서 팝으로, 남성 중심에서 여성 중심으로.

이 영화의 백미라면 단언컨데 레이디 가가의 가창력이 압권으로 영화의 내용을 씹어 먹는 그 이상의 음악적 발견이라 할만하다, 최소한 내 기준에서는.

그저 가쉽과 미모를 내세운 팝스타라는 편견을 깨고 그녀가 현재 정성의 반열에 오를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비교적 연기도 잘 한다는 사실도 모두 이 영화를 계기로 처음 알게 되었다.

비록 처음에 알려지지 않은 가수로서 무대 위를 섰는데 도저히 가릴 수 없는 능숙한 무대 장악력과 억누를 수 없는 희열은 맹점이라지만 그저 새로운 사실을 알고 러닝 타임 동안 음악에 심취한 시간이었음에 만족한다.




특히 영화 초반에 연주곡 out of time과 레이디 가가의 솔로곡 Always remember us this way

적절한 그루브와 가장 기초적인 연주로 시작해 점점 묵직한 전개가 매력인 out of time는 어쿠스틱 기반의 락적인 요소가 매력적이다.

레이디 가가의 파워 넘치는 보컬과 절묘한 테크닉이 일품인 always remember us this way는 소위 듣지 않은 귀를 사고 싶을 만큼 강력한 중독성으로 인해 끊임 없이 흥얼거리거나 듣게 만들며, 특히나 여행 중에 듣게 된 인연으로 여전히 설레는 기분이 각인된 작품이다.



결국 LP판을 질러 보름 훨 지난 1월 18일날 집에 도착하자 마자 젠하이저 이어폰을 끼고 미친 듯이 들었다.

2장의 더블판에 스틸컷 몇 장이 들어 있어 구성이 푸짐하다.

2014년 가을, Bigin Again 이후 멋진 사운드트랙을 접한 만족감에 맘마미아2가 준 충격적인 뮤직 영화의 편견도 깰 수 있었던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PS:희안하지?

소위 잡음이라고 하는 적절한 스크래치음이 음악의 몰입도를 높여 준다는 게.

지속적인 화이트 노이즈가 넘쳐나는 세상에 도리어 이런 간헐적인 노이즈는 음악에 온기를 입혀 딱딱하게 진행되는 리듬이 추운 겨울을 무색케 하는 포근함이 느껴지거든.

레이디 가가의 중성적이면서 파워 넘치는 성량이 늦겨울에 예고하는 봄볕 같기도 하고.

듣는 재미에 빠져 늦잠 자버린 건 귀여운 부작용이라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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