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6

나무 터널길_20180516

학업 동안 캠퍼스 내에서 가장 잊지 못할 건 이런 나무 숲과 그 나무들이 만들어 놓은 터널들이다. 나무도 꽤나 울창하고 컸지만, 있어야 될 자리에 모여 눈과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 걸 어찌 잊으리~ 이 터널을 따라 벤치가 빼곡히 놓여져 있고, 학생들이 많을 땐 이 많은 벤치도 학생들로 빼곡히 점거 되어 있었다. 점심 식사 후 일 주일에 이틀 동안 20시간 남짓 한 강의실에서 함께 해야 될 학우들과 시원한 그늘에 앉아 커피와 이야기 삼매경 중이다.20대 초반부터 5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어울려 있어 이 시간이 아니면 언제 이런 다양한 연령층과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한 데 어우러질까?그럼에도 커피 한 잔에 이렇게 동질감을 느끼며 즐거워하는 것을. 6시가 넘어 석양이 서쪽으로 기웃거릴 무렵 운동장에서 ..

대구는 이미 봄으로 익었다_20180515

5월 중순이면 봄 재킷을 걸치고 출퇴근 하기 적당한 때이거늘 대구는 벌써 얇은 반팔 셔츠가 적당한 시기가 되어 버렸다. 햇볕이 따가운 건 둘째 치고 공기 자체가 벌써 훈풍이라 얇은 외투라도 걸치는 순간 땀이 등짝을 간지럽힌다. 캠퍼스 나무 숲은 이미 서로 햇살을 훔치려는 나무 가지들이 빼곡히 하늘을 막고 있어 울창해지기 시작하는 그늘이 생기면서 그 그늘 밑으로 부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더위가 가까워졌다.오후 3시면 하루 중 가장 공기가 뎁혀진 때라 나무 그늘에 그 많은 벤치가 학생들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학업 첫 날은 전 날 소주 한 사발에 늦은 도착으로 하루 종일 졸음이 밀려와 실제 하루 두 번 마시는 리터 용량의 커피도 효력이 없어 곤혹을 치렀다.가장 앞 줄에 앉아 하염 없이 허공을 향해 ..

캠퍼스에 핀 꽃_20180509

전날이 어버이날이었는데 오마니께 꽃다발 하나 사 드리곤 뒤늦게 전화 통화로 송구스러움을 달랬다.하루 10시간이 넘는 학업으로 일 주일 이틀이긴 하나 대구까지의 거리가 있어 이틀째 되는 날이면 지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2달 남짓 되어 가는 시점에 개인적인 복잡한 일들과 겹쳐 잠시 학업에 소홀한데 이 날도 괜스레 몇 분 의도적인 지각을 하며, 캠퍼스에 앉아 내리는 비와 바람 구경을 했다.영진전문대학은 오래된 학교이자 도심 속의 공원처럼 조경이 잘 되어 있고, 나무들도 나이가 제법 많은 편인지라 그 재미는 지친 학업과 생활에 조금 위안이 되기도 했다.캠퍼스 벤치에 잠시 앉아 방긋 웃는 꽃이 싱그럽다.

학업이 끝난 저녁 식사_20180508

전날 학업으로 하루 일찍 덜컹이는 무궁화호를 타고 경산으로 갔다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조금 늦게 캠퍼스에 도착했다.학우 한 분이 저녁을 대접해 주시어 다른 술자리는 물리치고 바로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곱창찌개다. 초대해 주신 학우가 먼저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미리 자리를 뎁혀 놓으셨는데 도착하는 순간 주체하지 못하는 군침과 식욕에 허덕였다.새콤하게 익은 김치와 곱창이 만나 서로의 단점을 날려 준 조합이다. 내 짝꿍도 같이 초대 받았는데 워찌나 두 사람이 좋아했는지.기나긴 하루 학업을 마무리하고 홀가분한 식사는 좋은 기분과 식욕이 배가 되는 날이었다.

춘곤증엔 장사 없다_20180502

강의 이틀 째 되는 날, 점심 식후에 쏟아지는 춘곤증엔 장사가 없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장면. 내 짝꿍은 꿈나라에 무아지경이다.아주 건강한 체질에 성격 호탕한 친군데 역시 춘곤증 앞에선 무기력 해져 사진을 찍어도 모른다.뒤돌아 강의실을 한 바퀴 둘러 보니 역시 춘곤증에 제압당한 학우들이 넘쳐 난다.장사도 쓰러 뜨리는 춘곤증은 진정한 승리자였다.

다시 돌아온 학업_20180501

한 주, 아니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만큼 금새 다가온 학업. 전날 대구에 대려와 쉬고 정신 없이 강의를 듣는 사이 벌써 반나절이 지나 젊은 학우들과 점심 먹으로 간다.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학교 주변 식당들은 점심 시간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대신 밥값은 아주 저렴해서 요렇게 차려진 불고기 백반 하나가 5천원이란다.물론 회사 부근에도 5천원 짜리 백반 집이 있긴 하나 늘 어떤 재료로 탄생했는지 모를 맑은 국과 인스턴트 반찬 4가지 정도.거기 비하면 이건 호사라 하겠다.20대 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학우들과 우르르 몰려 점심 해치우고 커피 한 사발씩 손에 든 채 캠퍼스로 걸어가다 보면 막연히 이 시간도 그리워 할 것만 같아 늘 현재에 충실 할려고 애쓰는데 한창 머리 복잡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