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7

여름과의 숙연한 작별, 안성 칠장사_20240910

진중한 사찰의 저녁, 안성 칠장사_20240902칠장사는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로 399-18에 위치한 칠현산 자락의 고찰.조선 영조 9년(1773년)에 간행한 칠장사 사적비(事蹟碑)에 의하면 고려시대 혜소국사에 의해 중수된 기록이 있으나 초창meta-roid.tistory.com지난주 방문했을 당시 무거운 구름을 떠받들던 산자락이 이번엔 진공의 하늘을 떠받들어 지루한 폭염의 일탈을 천상의 바다에 담갔다.구름 한 점 없는 세상은 마치 우주를 동경이라도 한 건지 흙먼지로 날리는 소음은 사라지고 멍한 망울처럼 고요하기만 했다.한 주 지나 확연히 짧아진 대낮은 폭염만 남겨놓고 냉정하게 돌아서서 서녘 칠현산과 칠장산을 넘기 시작했다.덩그러니 남은 문 앞에서 칠장사로 향하는 걸음이 그로 인해 조급해졌건만 마음은..

진중한 사찰의 저녁, 안성 칠장사_20240902

칠장사는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로 399-18에 위치한 칠현산 자락의 고찰.조선 영조 9년(1773년)에 간행한 칠장사 사적비(事蹟碑)에 의하면 고려시대 혜소국사에 의해 중수된 기록이 있으나 초창된 시기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러나 문헌 등을 통해 볼 때 10세기경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칠장사는 신라 선덕여왕 5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설이 전하며, 고려시대 현종 5년(1014) 혜소국사가 왕명으로 중창하였고 칠장사와 칠현산이란 이름은 혜소국사가 이곳에 머물면서 일곱 명의 악인을 교화하여 현인으로 만들었다는 설화에서 유래되었다.고려 우왕9년(1383년)에 왜구의 침입으로 충주 개천사에 있던 고려조의 역대실록을 이곳에 옮겼을 정도로 당시 교계에서는 중요한 사찰이었다.공양왕1년(..

웅크린 사적의 고독, 안성 죽주산성_20240829

죽주산성은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 있는 삼국시대 신라의 북진 과정에서 축조한 성곽이다. 신라의 한강 유역 진출 과정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축조된 산성이다. 고려 1236년에 송문주가 몽골군과 15일간 전투를 해서 승리한 곳이다. 이 산성은 한양으로 통하는 요충지였기 때문에 조선 시대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되었다. 죽주산성은 내성, 중성, 외성 등 3중 성벽 구조이다. 내성은 조선 시대, 중성은 신라 시대, 외성은 고려 시대에 축조되었다. 전체 둘레는 1688m 정도이다. 죽주산성은 시대별 성벽 축조 방법과 활용을 살펴볼 수 있는 유적이다.[출처] 죽주산성_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죽주산성(竹州山城)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encykorea.aks.ac.kr[이전 관련글] 웅크린 여름, 죽주산성_20200816자그마한..

웅크린 여름, 죽주산성_20200816

자그마한 숲을 지나 한적한 산성 안에 또 다른 녹음이 웅크린 채 잊혀진 시간을 되새긴다. 졸고 있는 시계바늘을 흔들어 깨워 걸음을 한 발 한 발 내딛는 사이 바삐 달려가던 해가 서녘으로 기울며, 치열한 여름의 허공을 붉게 적신다. 6년 전 지나던 길에 한 차례 유혹의 눈빛을 보내던 산중 성곽을 그제서야 찾아내곤 시간을 거스르듯 회상의 길을 찾는 동안 바람살이 반가이 맞이한다. 접근이 용이한 산성이라 가벼운 차림에 이내 성문에 접근할 수 있다. 때마침 녹음 사이로 석양이 몸을 숨기기 직전이다. 비교적 아담한 산성 내부는 하나의 공원으로 단장되었다. 성곽을 따라 오르다 보면 하늘과 만나는 선을 종종 만난다. 산성의 서쪽에 있는 성문으로 진입하여 약속한 듯 시계 방향으로 걷는다. 성곽의 오르막길에 오르자 주위..

안성 죽산의 산중 식당

대부분의 생활을 서울과 동탄에 갇혀 있는 와중에 아주 가끔 생활 동선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 행차하실 때가 있다.그 중 안성 죽산의 산중에서 잠깐이지만 저녁을 거나하게 먹었던 근래의 좋았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부득이 카메라를 못 챙겨 아이폰5s로 어두컴컴해지는 저녁 풍경을 담았고 떠나지 않는 아쉬움으로 인해 시간이 지났지만 논해야 될 것이여~ 식당에 도착할 무렵 해는 이미 기울었지만 땅거미가 비교적 많았다.빈약한 폰카이긴 하나 아이뽕의 밝은 렌즈 덕분에 빛이 적은 곳에선 전작과 비교해 노이즈가 눈에 띄게 줄었고 이번엔 더 실감할 수 있었던 기회랄까?근데 아이뽕 자랑할 자리는 아니고 안성 죽산의 칠장산자락에서 저녁을 먹었던 주변 풍경을 논하려 함이다.저녁을 먹었던 곳은 너와골인데 여타 다른 산중의 식당들처럼 ..

간다, 가을

봄과 다른 아름다움이 지천을 물들이는 가을은 바라보고 있는 내내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꽃이 핀 봄이 설렘이라면 여름에 마음껏 누린 후 가을엔 되짚어 보는 숙연함이 있다.산은 꽃이 지천에 피어도 여간해서는 웅장할만큼 뒤덮을 수 없지만 가을에 변모하는 나무는 이미 모든 산에 덮여 있는 고로 차라리 봄보다 더 찬란하고 광범위하다.변하는 나무든 변하지 않는 나무든 그것들이 한데 어우러질 때 산은 아름답고 단아한 것 아닌가! 연무 자욱한 안성의 어느 산언저리에서 조차 형형색색 변하는 숲은 주위에 별로 개의치 않고 아주 천천히 제 갈길을 가듯 변해간다. 그 변화의 과정은 여름을 품은 녹색을 털어 낸 후 그들 각자의 색을 한껏 뽐내곤 부는 바람 따라 낙엽을 떨군다.땅 위에 뒹구는 낙엽조차 그 존재가 하찮을지라도 차라..

어떤 이는 길을 득도라 하였고어떤 이는 순례라 하였으며 어떤 이는 예술이요어떤 이는 이동의 발자취라 하였으며 어떤 이는 고난과 인생이라 하였고어떤 이는 해법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어떤 이들은 행복의 길을 가고, 또 다른 이들은 고독의 길을 가며어떤 이들은 해탈의 길을 가고, 또 다른 이들은 나락의 길을 가며어떤 이들은 희망의 길을 가고, 또 다른 이들은 절망의 길을 거닐며어떤 이들은 여행의 길을 가고, 또 다른 이들은 삶의 길을 거닙니다.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모든 길을 함께, 아니면 한 번씩은 거닐지도 모릅니다. 계절의 변화를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곳이 길이랍니다.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길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사람들의 추억은 항상 길에 서려 있다고들 합니다.세상의 변화는 길의 네트워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