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제사를 끝내고 급격히 누적된 일상의 피로에 나도 모르게 오후가 저물 무렵까지 단잠에 빠졌다. 다른 식구들이 뒤늦게 도착해서 흩어진 잠을 간신히 떨치고 동탄 나들이를 가자는데 한 편으론 귀찮게 다 똑같은 도시를 구경할 게 뭔 심보!라면서 투덜 댔지만 일 년 중 몇 번 본다고 속에 있던 심술을 여과 없이 표현하겠는가 싶더라.워낙 산을 좋아하는 매형의 구색에 맞춰 줄 심산으로 동탄 인근에 있는 독산성으로 핸들을 돌려 유유히 찾아간 그 곳은 역시나 고도에 비해 사방으로 전망이 틔여 있어 별 기대 없었던 다른 가족들조차 눈을 크게 뜨며 주위를 사정 없이 두리번 거리기 일쑤다.(초여름의 신록, 오산 독산성 세마대를 가다, 야심한 밤에 찾은 보적사, 20140525_비 오는 날, 독산성 산책, 독산성 세마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