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 22

잦아든 눈과 포근해진 시간, 태백_20200412

감사합니다. 아름다워서... 추억을 재현시켜 줘서... 무사히 누릴 수 있게 해 줘서... 건강함에 여정을 떠날 수 있어서... 이 모든 걸 느낄 수 있어서... 그래서 감사합니다. 어둠이 찾아올 무렵 숙소로 돌아왔다. 눈은 잦아들었지만 설경의 아름다움은 그칠 줄 몰랐다. 문득 박효신의 '눈의 꽃'을 흥얼거리고 싶어지는 하루였다. 설사 잘 못 부르더라도 흥에 겨우면 그만 아닌가. 그게 바로 이번 여정이자 지금 이 순간이다.

눈 내린 반석산

눈이 내리고 며칠 지난 휴일, 내린 눈이 수줍음으로 대지에서 숨기 전에 산책을 나가서 카메라로 떠왔다. 노작로 육교에서 솔빛초등학교를 바라 보고 찍은 설경.며칠 지난 설경이라 눈꽃이 많이 진 후였다.얼마 남지 않은 눈꽃이 이렇게 운치 만발한데 눈 내린 직후의 광경은 어떠했을까?상상의 물감이 멋진 눈밭의 눈부신 화사함을 가늠케 해 준다. 반석산자락 카페촌 너머에 있는 근린공원엔 인적의 발자취가 반가울 정도로 사람의 흔적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덕분에 하얀 세상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는데 눈 내린 후 며칠 지나 버려 양지 바른 곳이나 눈꽃은 흔적이 남아 있질 않았다.암자 지붕엔 마치 카스텔라 빵처럼 폭신하게 내려 앉은 눈이 손바닥 도장이라도 찍어 보고 싶을 만큼 깨끗하게 쌓여 있다. 발자욱이 반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