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10

언덕에 이은 노란 들판, 산수유 사랑공원과 산수유 문화관_20200319

문화관 앞 도로를 건너 주차장과 옆 산수유 들판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산수유 군락지가 언덕이었다면 이번엔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평면적인 들판에 산수유 군락지가 있어 시각적으로는 노란 꽃이 빼곡하게 보였고, 그 노란 물결 너머 보이는 세상은 마치 파도에 떠 있는 섬 같았다. 산수유 들판 한가운데 우뚝 선 타워는 3층 정도 높이에 직접 오를 수 있어 노란 바다에 떠 있는 배의 갑판과 같았다. 이따금 사람들이 보였다 다시 노란 바닷속으로 사라졌지만 이 들판에서 꼭 한 번 오르게 되는 정규 코스 같은 곳이다. 내 기억에 산수유나무는 그리 크지 않은 걸로 기억하는데 여기는 키와 둘레가 지금껏 눈여겨보지 못했던 사이즈라 확실히 산수유마을의 유명세를 실감했다. 단지 나무를 빼곡히 심어 놓았다고 해서 산수유마을..

노란 향기가 파도치는 구례 산수유 사랑공원_20200319

듬성듬성 자란 노란 점들이 모여 세찬 바람을 타고 하나의 파도 마냥 출렁이던 산수유 마을의 정취가 함축된 사랑공원은 호텔에서 인척 거리에 작은 언덕을 꾸며 놓은 공원이다. 봄철이면 불청객처럼 불시에 찾아오는 미세 먼지도, 태풍을 방불케 하는 강한 바람도, 한창 분주한 평일 오전도 아닌 코로나19 여파로 예년 북적이던 마을은 그랬던 날이 있었나 싶을 만큼 무척 한산했다. 이른 아침에 숙소에서 바로 이곳을 찾은 뒤 곡성으로 넘어가기 전, 호텔 바로 앞 봄의 전령사 중 하나인 산수유꽃의 노란 손짓에 이끌려 잠시 찾은 세상은 그림에서나 볼 법한 무릉도원과도 같은 전경이었고, 바람결에 코끝을 스치는 봄 내음은 잠에 취한 듯 몽롱한 유혹이었다. 구례는 봄꽃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으로 산수유꽃, 매화, 벚꽃의 향연을..

하루를 시작하는 구례 산수유 마을_20200319

먼 길 달려온 피로는 설레는 기분에 비하면 새발에 피라 이른 새벽에 나도 모르는 사이 눈을 떴고, 침대 바로 옆 창문을 제치자 빛깔 고운 새벽하늘 여명에 잠시 잠을 털고 일어나 베란다로 나왔다. 구례 고도는 그리 높지 않아서 바로 옆 지리산의 위용은 가히 압권인데 때마침 동녘에 위치한 노고단 하늘로 떠오르는 하루를 감안한다면 베란다로 나오는 순간 습관처럼 그쪽 하늘로 고개를 돌렸다. 아직은 어두 깜깜한 밤이나 마찬가지지만 거대한 노고단 형체가 드러난 미려한 선은 역시나 압권이었다. 서둘러 카메라를 다시 들고 나와 여명을 담으며, 더불어 미세한 바람결에 실린 봄내음은 덤이다. 규정지을 수 없는 봄의 향그러운 향과 시골 어디선가 장작 지피는 내음이 겹쳐 가뜩이나 설레는 구례 여정을 앞두고 그 설렘은 더욱 증..

일상_20171224

날이 풀려 곳곳에 쌓인 눈들이 녹는가 싶더니 성탄절 이브에 추위를 몰고 오는 비가 내린다.그리 많은 비는 아니라 방수 되는 외투를 입고 거리를 걷던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역시 앙상한 가지에 맺혀 빛을 굴절시키는 물방울이다.막상 사진으로 찍어 보면 별반 차이가 없는데 육안으로 보면 가지에 보석을 달아 놓은 마냥 초롱초롱 하다. 길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간 곳이 반석산 노인공원으로 산수유 열매에도 빗방울이 맺혀 있다.여기까지 왔응께로 야자매트를 깔아 질퍽이지 않는 둘레길로 올라섰다. 산수유가 아주 탐스럽게 붉그레 하다. 둘레길을 따라 진행하다 노작 공원 호수로 내려 가자 텅빈 공원에 속삭이는 빗소리 뿐이다. 산책로를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재봉산 아래 인공하천 산책로에도 이런 열매들이 주렁주렁..

쑥 뜯으러 가세_20170402

괜한 객기를 부렸나? 쑥국의 향그로운 여운과 비교적 깨끗하게 많이 나는 곳을 이야기 했다가 꼼짝 없이 끌려 가게 되었다.먹는 걸 좋아하는 것 뿐인데 길도 안내해야 되고 덩달아 쑥까지 뜯어야 되다니!평소 자전거 타고 오산을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틈틈히 봐 왔던 장지천변에 인적을 피해 자라던 쑥이 워낙 탐스러워 추천했던 건데 같이 가잖다.오마니, 누님 식구와 같이 동탄 산단지구를 관통하는 장지천으로 갔다, 아니 끌려 갔다.(일상_20170325) 장지천 저류지 공원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눈에 띄이는 건 바로 만발한 산수유꽃과 몸 보신 하느라 여념이 없는 파리다.자전거를 타고 오산까지 갔다가 오는 길에 근래 들어 여기에서 휴식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조용하면서도 주위에 봄의 징표들이 널려 있어 잠깐이지만 충분한..

일상_20170325

봄이 되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낮이 길어 졌다.가끔, 아주 가끔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면 벌써 해는 서산으로 자취를 감추려 할 때가 있는데 어느 순간 비슷한 시간임에도 해가 서산에게 붙잡혀 여전히 이글대는 자태를 보여 주는 것 보면 춘분을 기점으로 낮이 길긴 긴가 보다.평소엔 일상에 심취해 있는 고로 하루 1분씩 늘어 나는 낮을 체감할 방법은 없고 더군다나 깨닫는 건 더 어불성설이다. 룰루랄라 쉰나게 자전거를 타고 봄볕과 바람의 청량감을 느끼며 가고 있는데 문득 후미진 곳에 민들레가 활짝 웃고 있으시다.괜스레 업되는 기분을 추스르고 가던 길로 고고~ 오산에서 오산천 고수부지를 두바퀴 돌았음에도 여전히 가뿐한 체력을 체크하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탄2 산단지구 내 저류지 공원을 들렀다.주말 휴일이면 텅..

일상_20170324

금요일 점심을 해치우고 솔빛마을 근린상가 부근을 지나던 중 봄의 전령사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직전에 더욱 힘을 내고자 온몸으로 햇살을 흡수하는 중이다. 겨울색이 그대로 있는 대지에 노랑이 퍼져나가는 모습은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일 수 밖에 없다.곁들여 민들레까지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눈에 잘 띄지 않는데 여러 꽃들이 피고 지기를 한참 기다렸다 꽃을 떨구는 그 생명력은 흔히 간과하고 있는 또다른 봄이 아닐까? 화사한 산수유는 웅크린 대지만 환기시키는 게 아니라 사람들도 일깨워 준다.이런 봄소식에 인상 찡그릴 사람은 없으니까. 봄은 사람들의 키와 비슷하거나 높은 곳에서만 피는게 아니다.땅에 넙죽 달라 붙어 소리 소문 없이 땅위에 봄을 퍼트리는 민들레는 흔하디 흔한 들판의 야생화지만 한순간 피고 져버리는..

봄 전령사, 산수유꽃_20160320

여전히 겨울 내음이 묻어 코끝에 홍조를 띄이게 하는 초봄, 매화가 보이기 전부터 찬바람결에 살랑이는 노랭이가 겨울색이 여전한 세상에, 그래서 더욱 돋보이는 산수유꽃.3월이면 그리 아침 저녁으로 낮에 남은 포근함이 자취를 감추는 시기임에도 어느 샌가 꽃망울을 터트려 시선을 유혹한다.크게 눈에 띄지 않아서 꽃망울이 터졌는지도 모르고 지내다 문득 정신 없이 바쁜 꿀벌이 간헐적으로 눈 앞을 왔다리 갔다리 하니까 그제서야 반가운 사람을 만나듯 잔뜩 경직된 도끼눈에 힘을 풀고 이리저리 찾아 보면 의외로 주변에 산수유꽃이 참 많다. 한 동안 귀차니즘이 카메라를 잊게 해줘서 셔터를 누르는 감도 어색한데 그래도 이런 반가운 삿대질에 동물적인 감각으로 꽁꽁 숨어서 '나 찾아봐라~' 숨바꼭질하는 카메라를 어떻게든 찾아내 화..

산소 가는 날, 봄도 만나_20160319

올 성묘는 예년에 비해 빨리 다녀온 게 오마니 모시고 다녀 오기도 했고 올해 들어 삐즘한 여행에 대한 갈증도 해소할 목적도 있어 아직 추위의 잔해가 남은 3월 중순으로 택했다.주말을 이용해서 내려가자 마자 산소에 먼저 들러 해야 될 숙원(?)을 먼저 이행해야 되므로 절 몇 번 꾸벅꾸벅.공원 묘지라 대체적으로 관리는 잘 되고 있으니까 크게 손 볼 곳은 없고 봄볕 받으려고 올라 오는 잡초나 얼었다가 녹은 땅이 흐물해져 좀 다졌다.대부분 혼자 오다가 이번에 오마니 모시고 온 덕분에 간단히 준비해야 될 음식들은 꼼꼼히 챙겨 크게 아쉽거나 부족한 것도 없어서 냉큼 끝내고 관리사무소 부근으로 올라와 인증샷으로 파노라마 한 컷 촬영. 처음 왔을 때 비하면 많이 변했다.공원 묘지가 변해봐야 얼마나 변하겠는가 하겠지만 ..

망우공원 야경_20150403

인터불고 호텔에 숙소를 잡은 덕분으로 한결 마음이 가벼운 상태로 대구에 도착해서 보니 이미 해는 지고 배는 고프고 몸은 쑤신다. 얼릉 저녁을 해결할 겸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가 보니 텅빈 망우공원에 바람 뿐인데 아직은 바람살이 차다. 동촌유원지 투썸을 먼저 들린건 커피가 고파서.딱 피부에 와닿는 촉감 좋은 봄바람이 벚꽃 만개한 가지를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모습이 더욱 화사한 꽃바람이자 봄바람 같다.사진 외에 동영상도 찍어 뒀는데 이건 귀차니즘을 극복한 다음에 올려야 긋다. 인터불고 호텔에 짐을 풀고 활동하기 좋은 복장으로 단장한 후 바로 옆 망우공원으로 나가봤더니 도시 근교의 공원이라 그런가? 한 사람도 보이지 않고 썰렁하기까지 하다.허긴 이른 봄의 밤인데다 바람이 워낙 넘실거려서 좀 추울 수도 있겠다.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