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하루를 시작하는 구례 산수유 마을_20200319

사려울 2021. 8. 19. 03:42

먼 길 달려온 피로는 설레는 기분에 비하면 새발에 피라 이른 새벽에 나도 모르는 사이 눈을 떴고, 침대 바로 옆 창문을 제치자 빛깔 고운 새벽하늘 여명에 잠시 잠을 털고 일어나 베란다로 나왔다.

구례 고도는 그리 높지 않아서 바로 옆 지리산의 위용은 가히 압권인데 때마침 동녘에 위치한 노고단 하늘로 떠오르는 하루를 감안한다면 베란다로 나오는 순간 습관처럼 그쪽 하늘로 고개를 돌렸다.

아직은 어두 깜깜한 밤이나 마찬가지지만 거대한 노고단 형체가 드러난 미려한 선은 역시나 압권이었다.

서둘러 카메라를 다시 들고 나와 여명을 담으며, 더불어 미세한 바람결에 실린 봄내음은 덤이다.

규정지을 수 없는 봄의 향그러운 향과 시골 어디선가 장작 지피는 내음이 겹쳐 가뜩이나 설레는 구례 여정을 앞두고 그 설렘은 더욱 증폭되는 게 아닌가.

활동하기 이른 새벽에 잠시 바깥 풍경을 읽고 다시 서너 시간 잠을 청했고, 일어나 느긋한 마음으로 외출을 준비한 뒤 베란다로 나가 구례 도착 후 처음으로 밝은 하루를 맞이했다.

노고단 아래 지리산자락이 감싸는 산수유마을은 연노랑 산수유꽃과 더불어 바로 앞 산수유 공원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간헐적으로 포착되었고, 그 인적의 움직임은 봄의 기지개처럼 움츠리거나 오래 머무르지 않았으며, 한결 같이 손에 쥐어진 폰카메라로 여기저기를 담느라 여념 없었다.

낙천적이면서 조급해하지 않는 구례의 첫인상과 더불어 대기에 비교적 미세 먼지로 뿌옇긴 해도 가벼운 마음을 누르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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