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5

큰 어르신 지리산에 안기다_20191127

광주대구 고속도로를 따라 곧장 남원 인월에 도착한 건 정오가 살짝 지난 시각이었다.지리산의 거대한 형체가 먼곳부터 어렴풋이 유혹의 촉수를 뻗히고, 그와 더불어 최종 목적지인 구례 또한 지리산에 기대어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단아한 도시라 이번 여정의 최종 목적지로 언젠가 부터 벼르고 벼르던 결정이었다.2013~2014년 초까지 출장이란 명분으로 남원을 뻔질나게 다니던 인연으로 제법 익숙한 지역이란 명분에 힘 입어 뱀사골 너머 구례는 늘 '멀지만 두루두루' 가봐야 되는 여정의 코스로 낙인을 찍어 두었고, 더불어 예전엔 산채 요리가 잡초향 가득한 몸에 좋은 음식 정도로 치부 했지만 뱀사골 초입 즐비한 산채 식당을 방문한 이후로 몇 년 지나도록 그 즐겁던 혀 끝의 미각을 잊지 못하고 있었기에 과감히 뱀사골을 경..

남원 행차 셋째 날, 명문제과_20170622

어김 없이 새벽 북장단은 예상대로 였다.켄싱턴이 조금 나이든 건물이라 방음 문제가 있다고 하기엔 그 북장단 소리가 거의 지축을 꿍짝꿍짝 흔들어 대는 진동에 가까워 최신식 건물인 들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나.점심은 간단히 얼큰 해장국 한 사발 땡기고 일찍 출발하자 싶었는데 남원이라 그런가? 서울에서 마음만 먹으면 마주치는 양평해장국 마저도 여긴 내가 좋아하는 우거지가 철철 넘치게 준다.뿐만 아니라 공기밥은 그릇에 압축기로 꽉꽉 밀어 넣었는지 뒤집어도 나오지 않고 숟가락으로 잘라서 떠야 된다.이거 인심이 넘치는 구만. 백종원 3대천왕이라는 프로에 소개된 넘무넘무 유명한 제과점이라 그냥 지나칠 수 없음이요!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손님은 없고 사람들은 갓 익은 빵을 부지런히 나르는 중이었다.꽤 많이 구입..

남원 행차 둘째 날, 광양으로_20170621

여행은 자고로 평일이 장땡이다.물가 저렴, 숙소 널널, 사람 한적, 여유 만땅.너무 여유를 부린 나머지 늑장이 되어 저녁 무렵 출발한 남원은 사실 벼르고 벼룬 여행지라 결정을 내리는데 추호의 고민도 없었다.문제는 남원을 내려가서 화순 적벽을 계획했지만 그 늑장의 막장으로 이미 화순군청 홈에서 예약 기간을 놓쳐 버렸다.그래도 남원으로 무조건 내려가서 고민해 보자 싶어 20일 출발, 남원 근교에서 지도를 잘못 보고 길을 조금 헤매다 더 늦게 도착한 시각이 11시다.밤 늦은 시간이라 출출한데 마땅히 끼니 해결할 곳은 없고 해서 전 여행에 요긴하게 히트 쳤던 햇반을 이번 여행에도 가져간 덕에 배고픈 고충은 없었다.남원은 2013년에서 이듬해까지 가보며 내겐 인상 좋은 곳으로 남아 있던 만큼 벼르고 벼룬 여행지 ..

20140524_남원

진주도, 남원도 넉넉한 시간 동안 있었던게 아니라 다녀 오고 나서 아쉬움도 남고 안타깝기도 해. 그렇다고 푸근하게 시간 낼 수 없던 터라 그걸로 만족해야긋제잉~남원은 광한루는 못 들리고 춘향테마파크만... 먼 발치에서 바라 봤을 뿐.난 광한루는 꼭 가야지 생각했는데 몸과 마음이 따로국밥으로 되어 버렸어, 젝일알! 춘향 테마파크로 건너는 오작교? 같이 만남을 이뤄도 좋을 만큼 실제 보면 풍채가 멋지두마.다리 보에는 이도령과 춘향의 만남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다리엔 등불을 밝힐 수 있는 등이 빨,파로 달려 있어 밤이 되면 선남선녀가 만나 사진 찍기 딱이더라구. 춘향 테마파크 너머 이런 산 정상에 이런 정자가 있는데 여기 올라가면 지리산도 보이겠지? 광한루 방면에서 춘향 테마파크를 바라 보면 이래.직접 가..

지리산

제목이 그렇다고 산행을 한 건 아니다. 함양과 남원을 들렀다 가방에서 잠자고 있던 엑백스를 깨워 바람 좀 새워 준 정도?요즘 들어 업무 과중? 과다?라는 핑계를 들어 이 이쁜이에게 관심이 뜸했을 뿐! 함양 구룡리에서 남원 성산리로 넘어 가는 길에 오도재로 향하는 굽이굽이 잿길이 보인다.그 날 무쟈게 추워서 사진도 대충대충.결정적으로 엑백스가 줌 기능이 없단 것! 이제는 잊혀져 가는 시골 버스 정류장.단아함이 그리울 때 이런 풍경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겠다.잠시 동안 사진을 찍는다고 이리저리 둘러 봐도 여기에 잠시 앉는 이 하나 없다. 버스 정류장 옆에 예전엔 흔히 볼 수 있었던 농협 창고가 퇴색의 진수를 보여 준다.누군가는 퇴물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라져 가는 그리운 것들 중 하나라고 표현하는 게 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