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지리산

사려울 2013. 12. 30. 18:30

제목이 그렇다고 산행을 한 건 아니다.

함양과 남원을 들렀다 가방에서 잠자고 있던 엑백스를 깨워 바람 좀 새워 준 정도?

요즘 들어 업무 과중? 과다?라는 핑계를 들어 이 이쁜이에게 관심이 뜸했을 뿐!



함양 구룡리에서 남원 성산리로 넘어 가는 길에 오도재로 향하는 굽이굽이 잿길이 보인다.

그 날 무쟈게 추워서 사진도 대충대충.

결정적으로 엑백스가 줌 기능이 없단 것!



이제는 잊혀져 가는 시골 버스 정류장.

단아함이 그리울 때 이런 풍경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겠다.

잠시 동안 사진을 찍는다고 이리저리 둘러 봐도 여기에 잠시 앉는 이 하나 없다.




버스 정류장 옆에 예전엔 흔히 볼 수 있었던 농협 창고가 퇴색의 진수를 보여 준다.

누군가는 퇴물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라져 가는 그리운 것들 중 하나라고 표현하는 게 더 아름다울 것 같다.






지나던 길에 내 눈에 띄어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아름다운 것 중 하나.

엑백스를 칭찬할 일이 있다면 이 사진을 꺼내 본다.

빛을 굴절시키는 물이랑이 콘크리트 풍경에 찌든 이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듯 곱디곱게 일정한 동심원을 그리며 세상 밖으로 퍼져 나간다.

아웃포커싱을 이용해서 나름 재밌는 놀이(?)도 해 보고...



남원 장항리에서 저녁 무렵 지리산 높은 고개를 넘어 가는 구름의 행렬.

저녁 생각이 앞서는 바람에 지리산에 걸려서 힘들게 봉우리를 넘어 서는 구름의 찢어짐을 제대로 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동요에 나옴직한 반달이 지나는 구름에 살포시 가려 선명한 자태를 부끄워하는 것 같다.

뱀사골 입구에 있는 남원 산내면의 맑은 하늘은 그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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