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안성 죽산의 산중 식당

사려울 2014. 3. 9. 03:28

대부분의 생활을 서울과 동탄에 갇혀 있는 와중에 아주 가끔 생활 동선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 행차하실 때가 있다.

그 중 안성 죽산의 산중에서 잠깐이지만 저녁을 거나하게 먹었던 근래의 좋았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부득이 카메라를 못 챙겨 아이폰5s로 어두컴컴해지는 저녁 풍경을 담았고 떠나지 않는 아쉬움으로 인해 시간이 지났지만 논해야 될 것이여~



식당에 도착할 무렵 해는 이미 기울었지만 땅거미가 비교적 많았다.

빈약한 폰카이긴 하나 아이뽕의 밝은 렌즈 덕분에 빛이 적은 곳에선 전작과 비교해 노이즈가 눈에 띄게 줄었고 이번엔 더 실감할 수 있었던 기회랄까?

근데 아이뽕 자랑할 자리는 아니고 안성 죽산의 칠장산자락에서 저녁을 먹었던 주변 풍경을 논하려 함이다.

저녁을 먹었던 곳은 너와골인데 여타 다른 산중의 식당들처럼 주인공은 닭!

식당 건물이 고요한 골짜기에 있음직한 전원 주택 삘이 그득하다.

내부에 들어서면 큼지막한 거실에 방이 있는 전형적인 가정집 분위기지만 여긴 특별한게 하나 있다.

어두운 뒤에 알게 된 터라 사진으로 담진 못했는데 집 뒷편에 자그마한 연못이 있고 거실 통유리를 사이에 두고 느긋하게 그 자태를 감상할 수 있었던 자리다.

맛이야기는 쏙 빼기로 하고 그 아늑한 분위기는 점점 잊혀져 가고 사라져 가는 풍경 중 하나로 시간이 갈수록 여간해서는 그런 평화로움을 감상하기 힘들어 진다.

게다가 사진에서 처럼 시골 풍경에서 빠질 수 없는 감초! 바로 굴뚝에서 나는 밥 짓는 연기.



너와골 아래 아스팔트 도로 건너편에 칠장사 부도군이 있다.

칠장사는 식당을 지나 좀 더 올라가면 있는 사찰인데 여긴 산중 치곤 비교적 넓직한 비석 같은 게 일렬로 서 있을 뿐 건축물은 전혀, 네버 없다.-워째 말이 이상타-



부도군 앞에 있는 가이드 북(?)

이걸 보곤 아~ 싶긴한데 뭔가 특별한 건 산중에 공터처럼 펼쳐져 있음에도 별로 사람들의 흔적이 없다는 것.

도로 옆에 별다를 것 없는 공터라 해도 전혀 어색할 게 없는 밋밋한 공간인데 의외다 싶을 정도로 이런 유적이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어 혼자서 열심히 싸돌아 댕기면서 아이뽕 셔터를 건방지게 눌러 댔다.



요렇게 모로 각도를 잡고 한 컷.



정면에서도 한 컷.

눈에 보이는 부도가 전부인데 그 공간이 넓직하다.

아무 것도 없을 것만 같은 이 흔하디 흔한 시골 산중에 이게 눈에 단박 띄었다.

이게 고스란히 원형을 유지한 채 잘 보관되었단 게 신기해서 한동안 그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다가 깜깜해서 귀신 나올까봐 혼자 쫄아서 그 자리를 벗어났고 어느 정도 시간이 무르익어 저녁을 먹게 되었단 사실.



처음 도착해서 잠시 시간이 흐른 뒤였는데 여전히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 오르고 주위에 인가가 많지 않아 어스름이 익을 무렵엔 식당 앞 조명들이 도드라지게 밝아 보였다.

산중에서의 은은한 향기와 더불어 낙엽이나 나무가 타면서 내는 그 향그러움이 느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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