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갔었던 첫 티워니 성능 테스트에 이어 이제는 며칠 동안의 적응기를 거쳐 다시 실전 테스트 겸 건방진 실력 자랑질.
대낮의 넘무넘무 강렬한 햇빛과 바람에 실려 날아드는 꽃가루가 부담스러워 많이 걷진 못했지만 식곤증으로 앉아 조는 것 보단 낫겠지?
밀려오는 졸음을 이겨 낼려는 그 사투가 뒤에서 보면 월매나 서글퍼 보일까?
그럼 청계천으로 가 봅세다, 그려.
청계4가 배오개다리 위에서 동대문 방향을 바라 보고 찍은 청계천 새벽다리의 분주한 왕래들이 먼저 렌즈 안으로 들어 온다.
다리 아래 돌다리를 막 건넌 분.
줌으로 당겨 보면 새벽다리의 분주함과 더불어 강렬한 일광을 피해 잠시 쉬고 있는 인파(?)도 보인다.
새벽다리 너머에 보이는 동대문 두타.
개울가에 비둘기 한 마리가 휴식 겸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데 아마도 암컷인가 보다.
다음 사진들을 보면 유추될 듯.
비순이! 옵빠랑 같이 선탠할까?
필요하면 청계 또랑물 옵빠가 한 사발 살께, 마음껏 마셔 부러.
옴모나! 물 사기 전에 저 또랑에 목욕이나 좀 하삼!
겨털 빛깔이 우중충해서 같이 있기 절라 쪽팔려서 앙!돼!요!
그러지마.
옵빠 원래 겨털 색깔이 그래~
비순이가 빠지라면 난 이 또랑에 빠질 수도 있어.
고럼 빠지시든가~
내 휴식 방해하지 말고 꺼져주삼!
비순이~ 비순이~ 어델 간겨!
요 지지배가 어딜 갔지?
증말 꼬시기 힘드는구먼, 젝일스!
참새들의 지저귐이 어디서 들리나 했더니 그들만의 장소가 있었다.
워낙 겁이 많아 경계가 삼엄한 족속들이라 줌으로 당겨 그들의 반상회를 잠시 구경해 본다.
역쉬 망원렌즈의 장점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장면들인데 광각렌즈와의 용도가 확연히 구분 되므로 난 18mm와 이 망원렌즈 55-200mm 두 개를 가지고 다닌다.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말이쥐~
청계천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꽃.
다리 밑에 강한 일광을 피해 사람들도 비둘기도 함께 쉬고 있는 중이시다.
그 쉬고 있는 비둘기 중 유독 한 쪽 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절뚝거리는 비둘기 한 마리가 있으니...
잠시 관찰해 본 바 이 녀석 두 다리는 멀쩡하다.
청계천 한 켠에 조용하게 핀 난 한 송이가 유별나게 나의 시선을 잡아 끄는데 아마도 그 소박한 자태가 다른 화려한 꽃들에 비해 다소곳하여 사진을 찍었겠지?
흔하게 지나칠 수 있는 순간들이면서도 사진으로 담아 놓으면 다시 훑어 보고 지나쳤던 시간들을 역행시키는 매력 때문에 내가 카메라에, 사진에 흠뻑 취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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