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힘찬 개울소리가 휘감는 학가산 휴양림_20190924

사려울 2019. 9. 28. 23:49

역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늦잠을 잤다.

밤에 도착한 학가산 휴양림은 조성된 지 오래된 흔적이 역력하여 숲속의 집에 들어서자 특유의 냄새와 더불어 구조 또한 가파른 계단이 연결된 복층이 딸려 있었다.

허나 오래된 만큼 위치 선정이 탁월하여 통나무집 바로 옆이 견고한 제방으로 다져진 개울이라 여름 피서로 오게 된다면 바로 옆 개울로 뛰어 들어 물놀이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잘 다듬어져 있었고, 비교적 가파른 길을 통해 듬성듬성 배치된 통나무집이 꽤 많았다.

늦은 아침에 일어나 개울로 트여 있는 발코니 창을 열자 바로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힘차게 흐르는 개울과 그 너머 쨍한 가을 햇살이 바로 비췄다.





텅빈 숲을 오롯이 채우는 물소리가 아름다운 선율의 뉴에이지 음악처럼 밤새 들리며 회색 도시에서 찌든 소음을 모두 털어내고, 이 모습에 매료되어 잠자리에서 부시시 일어나 고프로로 담아 두었다.



점심이 가까워져 통나무집을 나서며 그곳을 향해 바라보자 물이 흐르는 남쪽 큰 창 발코니로 햇살이 쏟아지는데 숲의 향그로운 내음과 더불어 이 햇살이 피부를 따스하게 감싼다.

비교적 짧은 하루지만, 이번 여정의 최종 목적지는 아니지만 인상 깊은 가을에 덧대어 기억에 남을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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