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빛의 언어, 함벽루_20210103

사려울 2023. 1. 6. 02:58

잠깐 주어진 시간에 텅 빈 공원 거리를 산책하며 뺨을 찌르는 겨울 강바람과 잠시 시간을 보낸다.
속삭이는 귓속말처럼 강 너머 공원 불빛은 각양각색의 은은한 스펙트럼을 연주하며 청력이 받아들일 수 있는 향기를 발한다.
10여 분간 누각에 서서 처음 밟아본 땅의 무지개빛 소리와 코끝 알싸한 바람의 향기, 잠시지만 새로운 공간의 흥겨움에 잠시 냉철한 현실을 잊는다. 

잠시도 소홀하지 않고 약속한 때가 되어 불빛이 바뀐다. 강에 기댄 그 컬러가 아른거리며 혀 끝의 달콤한 캔디 같다.

도심가를 등지고 있어 멋진 도시 야경은 기대할 수 없지만 텅 빈 세상에 홀로 선 기분을 선물해 준다.

강가 전망을 적나라게 알려주는 누각으로 빛과 강의 질감이 눈으로 전해진다.

불 꺼진 작은 절을 지나 강변길과 산책로를 걷는다.

계속해서 따라오는 홀로 선 기분을 되새기는 맛이 묘하다.

극강의 한파가 있던 날이라 강바람이 특히나 매섭다.

그리 오래 있지 못하고 걸어왔던 길을 되짚으며 잠시나마 진공 상태에서 서서히 중력에 이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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