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오지마을에서 교직 생활을 하는 후배가 가끔 보내주는 사진들 중에서 이채롭고 흔히 볼 수 없는 풍경들이 많다.
물론 그 친구야 일상에서 늘 접하는 환경이겠지만 문명에 휩싸여 있는 나를 포함,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까마득한 기억의 창고 구석에 꺼낼 엄두를 못내는 뽀얗게 먼지 쌓인 추억들이라 회상하기도 쉽지 않은 것들이 왕왕 있다.
작년 가을엔 바람결에 떨어지는 은행잎 사진도 좀 특이했으니까.(떨어지는 낙엽_20141026)
길가에 자유롭게 자라는 갈대며 소나무에 살포시 핀 눈꽃은 우리가 종종보는 눈꽃과 다를 바 없으나 깊은 산중을 암시하는 주변 산세가 더해져 다르게 보이긴 한다.
여긴 한 번 눈이 퍼부으면 도로가 얼어 붙어 학교와 대부분 멀리 떨어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임시휴교란다.
내가 생각하는 눈이 내려 진흙탕이 되는 길이 아니라 지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산길이라 무척 위험하기 때문이것지.
급작스레 퍼붓는 함박눈을 급한대로 폰카에 담았는데 사위가 적막 뿐인 이 오지마을의 눈은 내 눈에 각별해 보인다.
워째 말이 이상하구먼.
아무런 문명의 소음이 들리지 않는 곳에서 내리는 눈은 아마도 선명한 눈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왠지 그 소리가 꽁꽁 얼어서 움직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겨울 낭만의 소리 같아 괜스리 흐뭇해지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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