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가 인사하는 싱그러운 아침.
무심한 표정 같지만 단아하고 이채로운 가을의 설레는 느낌이 반갑다.
차 위에서 쉬고 있는 한 마리 벌도 가을 여정에 잠시 한숨 돌리고 있나 보다.
영양으로 출발하기 전, 숙소 현관을 열자 탐스럽게 익은 가을이 첫인사를 한다.
무거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집어 첫인사를 담는다.
이번 가을은 차라리 소박하더라도 가을빛 질감은 살아있다.
특별하지 않다고 모든 게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존재가 모여 각별한 어울림이 되는 게 바로 가을의 힘이자 자연의 위대함이다.
2014년 처음 알게 되어 이 장관에 매료된 뒤 종종 찾을 수밖에 없는 기나긴 잔상을 각인시킨 건 그 매력에 도치되어 노력과 관심이 버무려진 이끌림이다.
비록 인간의 편의에 의해 잠시 허리를 숙이는 번거로움을 피해 뻗은 가지가 난도질당했지만 본질은 훼손되지 않았고, 더불어 깊은 산중의 가을 내음 속에서 화려한 잔향이 웅크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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