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태백에서의 둘째 날, 구문소20170528

사려울 2017. 8. 5. 03:30

저녁도 해결하지 않은 채 구문소까지 강행한 이유는 해가 떨어지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출발할 때 오마니 가시고 싶은 곳과 더불어 구문소는 이미 점 찍어 놓은 상태라 꼭 가보겠다고 다짐 했건만 도착과 동시에 해는 떨어져 버렸다.

그나마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 사진이 잘 나오는 시간대라 삼각대를 끼워 구문소 앞에 섰는데 이 악취와 모기의 공습은 뭐지!



생각보다 도로 위를 지나는 차들이 많았던 구문소는 낙동강이 바위를 뚫고 지나가는 곳이다.

몇 번을 지나치면서도 허투루하게 넘긴 곳인데 뒤늦게 자연의 위대함에 닭살 돋는 경이로움으로 의미를 갖고 온 날이 옛말처럼 '가는 날이 장날'이 되어 버렸다.

사진과 다르게 금새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렸건만 아쉬움에 자리를 못 뜨고 발을 구르는데 구문소 옆 숲과 연결된 공원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연신 들리지 않았다면 더 오래 머물렀을 게다.



그래도 사진은 이쁘게 나왔구만.

하는 수 없이 자리를 뜨고 저녁 식사할 마땅한 곳을 찾는다고 또 허벌나게 헤맸다.

태백이라는 도시는 참 재미 있는게 메인 대로를 따라 파편화 되어 있어 도심지역이 크게 4등분 되어 있다.

정선 사북에서 온다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태백역이 있는 가장 큰 덩어리가 있고 갑자기 인가가 끊겼다가 다시 경기장이 있는 덩어리.

세 번째는 경찰서가 있는-여기가 좀 오래된 지역 같다- 덩어리와 마지막엔 구문소 인접한 덩어리.

2008년 삼척에서 고갯길로 넘어 오는데 맞은 편 차량이 중앙차로를 넘어 돌진해 충돌 사고가 있었고 바로 실려간 곳이 태백중앙병원? 이었다.

희안하게 위치와 당시 전경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던 태백중앙병원은 현재 근로복지공단 의료원으로 바뀌었다.

그러고 보니까 응급실에서 나를 처음 맞이했던 인턴 얼굴도 기억 난다.

각설하고 태백경찰서 부근 음식점은 모두 문을 닫은 상태라 다시 숙소에서 가깝고 태백에서 가장 번화한 황지연못 부근으로 왔고 대부분 식당이 문을 닫는 중이라 떡볶이를 포함한 분식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괜스리 오마니께 죄송혀요,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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