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에 오면 꼭 방문하는 식당 두 곳 중 하나는 집에서 대충 말아먹는 국수를 연상시키는 국숫집이다.
지난번 4천 원 하던 국수가 이번엔 5천 원으로 인상폭은 꽤 큰데 그래도 이번 담양 여행에서 두 번이나 찾아갔다.
여기 별미는 멸치 육수에 삶은 계란으로 내 취향에 정확히 저격한 맛이다.
외부엔 예전 유원지처럼 야외 탁자가 즐비하게 늘어서 한눈에도 국수거리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영산강변에서 겨울 강바람을 관통한 따끈한 육수가 꽤 먹을만하다.
옆자리에 냥이한테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트렁크에 밥을 가져왔건만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어 아쉽다.
거의 기교를 부리지 않았지만 육수가 핵심이라 이 하나로 모든 게 다 해결된다.
단출한 밑반찬은 전체적으로 새콤하게 익었다.
변함없는 실내는 좀 전 한 팀이 식사를 끝내고 나가 혼자 남았고, 홀 바깥은 너른 평상 마루가 깔린 외부 같은 내부, 약간 포차 느낌이 난다.
토핑은 거의 없는 상태로 살짝 양념장이 올려서 나오는데 쓱싹쓱싹 섞어서 바로 후루룩 먹으면 끝, 보통 먹는데 정신이 팔려 이렇게 찍을 생각조차 못했는데 이번엔 단단히 마음먹고 사진으로 담았다.
실제 담양에 오면 꼭 들르기도 했고, 심지어 이틀 연속으로 방문했던 적도 있었다.
냥냥거리는 소리를 듣고 잠시 기다리라 했건만 잠시 후 돌아왔을 때는 녀석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겨울에 바깥에서 이렇게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왜 이리 마음에 걸리는 거시여!
외부엔 빼곡하게 탁자와 의자가 있는데 영산강 조망이라 유원지에서 불편하지만 맛나게 먹던 분위기와 일치했다.
실제 일대가 국수거리라 북적대는 주말엔 사람들이 선호할 자리 같았다.
여기에 오면 국수와 더불어 육수에 삶아 간이 잘 배어있는 완숙 계란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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