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제주에서 김포공항으로_20180307

사려울 2019. 5. 21. 02:50

제주에서 3일.

허나 실질적인 시간은 이틀 째날인 하루 뿐이고, 첫 날은 해가 진 밤에 도착하여 저녁 끼니 해결한 뒤 피로에 몸을 맡긴 날이 었고, 셋째 날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제주를 떠나는 날로 기분이 울적하기도 했다.

그러니 제주를 제대로 마음 편하게 누린 날은 하루 뿐.

공항에 일찌감치 도착해서 수속을 밟을 준비를 하는데 전날 돌아다녔던 여행지는 그리도 한적 했건만 공항은 북새통이었다.

의자는 사람들이 점령 했고, 그 의자 마저도 쟁취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냥 바닥에 퍼질러 앉아 쉬고 있는데 수속 절차를 밟을 차례가 되면 어디서 밀려 왔는지 눈에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실제 봤던 인파에 비해 제주를 통틀어 눈에 띄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게다.



수속을 밟고 나서 비행기 자리에 앉자 무겁던 마음이 도리어 편안해 진다.

자포자기해서 그런가?

전날 까지 온 세상을 태울 것만 같던 쨍한 날씨는 거짓말처럼 무거운 하늘로 바껴 마치 내 울적한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만 같다.

확실한 건 쨍한 제주도 매력적이지만, 이렇게 변화 무쌍하고 급작스럽게 돌변하는 제주도 매력적이다.

그걸 몇 번 겪어 봤으니까.



자리에 앉아서도 한참 동안 움직일 기미가 없던 비행기가 드뎌 이륙을 위한 도약으로 활주로를 달린다.

제주여, 잘 있거라잉~



순식간에 고도를 올려 구름 속으로 녹듯 스며든 비행기.



한참을 올라왔는데 아직도 모자른지 더 고도를 높여 지상에서 보이던 자욱한 구름 위로 솟구쳐 올라왔다.

근데 그 두터운 구름 위에 또다른 구름층이 덮여 있다.




또 다른 구름층을 뚫고 올라 오자 그제서야 푸른 하늘이 보이고, 가장 높은 구름층인 새털 구름이 보인다.

망망대해, 바다를 유영하는 기분이 이런 걸까?

끝 없이 펼쳐진 하늘을 사뿐히 떠다니는 기분이 든다.




그런 기분도 잠시, 서서히 고도를 낮추는가 싶더니 이내 인천 일대를 지나 한강 하구를 거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에 심취한 나머지 사진을 거의 남기지 못한 아쉬운 제주 여행, 아쉬운 대로 다음을 기약하는 설렘으로 남겨 놓기로 하고 이번 여행을 접었다.

그도 그럴 게 이 여행을 꼭 떠나야만 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일 년 동안의 대구 교육이 있어 그 교육에 돌입하기 전, 홀가분한 여행이 필요했다고 판단 했고, 어차피 교육이 있어도 여행은 떠나겠지만 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제주나 장거리 여행은 시간적 제약으로 어려울 거라 봤기 땜시롱 이 여행은 시간적인 아쉬움도 많았다.

언제 다시 이렇게 맘 편하게 훌쩍 떠날 수 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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