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에 맞춰 체육공원으로 향하는 길.
실원마을, 덕성마을을 새긴 멋진 입석을 지나 걸어가는 길은 대략 1km 남짓, 걸어가는 길에 여전한 더위 속에서 가을 바람이 살짝 스쳤다.
체육공원에 도착하여 하루 1만보를 채우기 위해 몇 바퀴만 돌았는데 출입할 수 없는 장고개로 문득 호기 어린 시선을 보냈다.
옛 시절엔 교통이 지금처럼 좋지 않아 고갯길은 길목이나 마찬가지였을 터, 이제는 인적이 차단되어 수풀만 무성했다.
며칠 동안 꾸준히 다녀본 결과 퇴근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한둘씩 늘어나 10여 명의 사람들이 걷기 운동을, 가끔 몇 사람들이 모여 축구나 러닝을 즐기는 곳인 만큼 이 마을에 비교적 호화로운 시설이 들어서 운동하기엔 정말 호사였다.
해가 부쩍 짧아졌다는 걸, 그리고 여전히 진행형이란 걸 체감할 수 있는 건 서산으로 석양이 이내 넘어갔고, 길고 긴 빛내림이나 노을이 금세 펼쳐진 뒤 사라졌다.
돌아가는 길에 벚나무 낙엽 자욱한 길가에서 호랑나비가 힘을 쓰지 못하고 헛날갯짓을 했다.
인간의 시간으로는 녀석의 삶이 무척 짧을지 모르나 그 생의 끝에서 허무한 날갯짓 또한 살고자 하는 본능과 생의 마감에 대한 후회 없는 날갯짓일 수 있겠다.
그게 녀석에게 있어 최선이겠지?
어느 하나 가볍고 쓸모없는 생명은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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