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200701

사려울 2022. 10. 30. 18:01

어느새 냥이들의 마중에 애정은 깊어간다.

오는 길엔 길목에 서서 어느 하나 꼭 반기고, 가는 길엔 길목을 따라 배웅 나오며 여운을 남긴다.

"다음엔 언제 올래?"

치즈 얼룩이가 먼저 알아보곤 바짝 다가왔다.

경계 3인방 중 하나인 카오스는 이제 나에게 만큼은 신뢰의 화답으로 줄행랑을 보이지 않는다.

두 넉살꾼, 치즈 얼룩이와 검정 얼룩이는 모든 밥그릇에 입을 대고 냥마을 이장임을 과시한다.

물론 격한 환영으로 몸을 비비고, 궁뎅이 팡팡을 해달라고 들이미는 건 기본이다.

녀석들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카오스가 배웅을 나왔다.

충분히 식사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일까?

녀석의 이런 모습은 잘 볼 수 없는데 가는 길목에 이렇게 따라오는 걸 보면 녀석도 마음을 꽤나 많이 열었다는 방증이고 여간해서는 캣맘분들한테도 이러지 않는단다.

아쉬움... 먼발치에서 서로 뒷모습을 애써 보여주지 않으려고 마주 본다.

냥마을의 공동 육아를 책임진 카오스와 치즈뚱이.

그래서 냥마을의 평온은 내가 간과하고 있던 냥이들의 모성애가 그만큼 견고하다는 의미이기도 했고, 그 아이들은 두 어미의 울타리 안에서 충분히 누리며 인간들에게도 마음을 연다.

이 모습이 든든하다.

4월달 길냥이 밥 주기를 실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길에서 만난 삼색 냥이는 사람 손을 탄 녀석이라 아주 깔끔하고 단정했는데 그 녀석을 이제야 만났다.

때마침 늘 찾던 냥마을에 들렀다 동네 한 바퀴를 돌던 중 어느 카페 앞을 서성이는 이 녀석을 발견하고 행여나 불렀는데 내게로 직진한다.

탄요공원 냥이들 주려고 밥을 조금 남겼는데 다행이다.

역시나 녀석의 목엔 이름표가 있고 로즈란 이름이 선명하다.

또한 낯선 사람한테 연신 몸을 비벼대고, 선뜻 내민 밥을 맛나게 먹어준다.

그러면서도 몸을 비벼 주는 피드백은 잊지 않는, 정말 이쁜 녀석이다.

노작마을에서 원래 의도한 탄요공원 쪽으로 걸어간다.

초여름 정취에 더해 근래 들어 비가 많아 그 정취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기 들르는 캣맘이 밥과 물을 준 거 같은데 밥그릇은 비어 있고 물그릇은 아직 남아 있어 남은 밥을 채워놓는다.

아직 녀석들은 내가 익숙하지 않아 멀찍이 떨어진 자리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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