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200629

사려울 2022. 10. 30. 02:00

설렘을 가지고 마중을 나오는 냥이들.
건강한 모습을 안심하고 돌아가는 길에 부쩍 여름 냄새가 짙다.
특히나 산모기가 많은 자리라 적어도 한 번 헌혈을 하지만 헌혈증을 받은 적 없고,
알흠알흠 밥을 가지고 산책 삼아 녀석들을 만나지만 고맙단 말을 들은 적 없다.
그럼에도 녀석들의 눈빛으로, 가슴 속 뿌듯함으로 나는 오늘도 나를 위해 노력했다.

근래와 달리 많은 녀석들이 냥마을을 지키고 있고, 공동 육아를 짊어진 치즈뚱이도 이제는 가까이 허락해준다.

물론 더 가까이 가면 겁나 도망 가지만.

치즈 얼룩이는 젖살이 빠지고 성묘 티가 난다.

검정 얼룩이와 함께 마을 터줏대감이자 애교쟁이다.

늘 사이좋게 줍줍~

검정 얼룩이는 늘 다리 사이와 몸을 비비며 적극적으로 반겨준다.

치즈 얼룩이가 원래 가장 먼저 입을 대는데 어느 순간부터 태비 녀석도 적극적이다.

게다가 나를 피하던 녀석 맞나 싶을 정도로 격하게 반겨준다.

데크에 발자국 소리를 용케 알아듣고 가장 적극적으로 맞이해 주는 태비는 예전과 달리 활동적으로 변했다.

치즈뚱이는 한 켠 나무 쌓아놓은 곳에서 쉬다가 내가 오면 멀찍이 꽁무니를 쫓아온다.

카오스와 함께 공동 육아를 맡는 어미인데 어찌 저리 큐티작렬할까?

내 몸에 냥체취가 잔뜩 묻어 있다면 그 범인은 바로 요녀석이다.

길에서 사는 녀석치곤 꽤 대담하고 친화적인 만큼 가장 적극적이기도 하다.

이쁘니 녀석, 언제 마음 열래?

다가오거나 가끔 내게 가냘픈 냥냥 소리를 내면서도 몇 걸음 밖에서 늘 맴돈다.

태비 녀석은 일찌감치 식사를 끝내고 나무둥치에서 식빵을 굽는다.

다른 녀석들이 식사를 끝내고서야 줍줍하는 이쁘니는 그로 인해 얼마 남지 않은 그릇을 치다꺼리한다.

이제는 그걸 알고 넉넉히 챙겨 와 녀석이 먹을 때 쯤이면 남은 걸 부어준다.

치즈얼룩이는 몇 번을 걸쳐 밥을 먹다 말다 그런다.

심지어 다른 녀석들 식사 중에도 불쑥 끼어들어 몇 번 먹긴 하는데 그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녀석들이 식사를 끝내고 삼삼오오 흩어지거나 쉬거나 배회한다.

이쁘니 친구이자 동생은 아직 어린데 의외로 넉살 맞아서 혼자 잘 찾아온다.

4,5월까지만 해도 아이 티가 많았는데 그래도 성묘 티가 나기 시작한다.

꽤 나이 든 숫치즈는 어찌 보면 이쁘니만큼 경계심이 많고, 여간해서는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가끔 몸을 숨기고 울 때 밥 한 주먹과 물을 두면 어느새 나타나 먹어치우곤 사라진다.

늘 약자인 이쁘니는 다른 녀석들과 달리 캣마미나 대디가 와도 후방에 숨어 있어 배를 굶는 일이 허다하다.

그래서 이참에 많이 챙겨 뱃속에 비축하는 거 같아 식사를 끝낼 때까지 아주 가까이 가지 않는다.

이쁘니가 먹고 남으면 요 녀석이 챙겨 먹는다.

그래서 가지고 온 밥이 남으면 꼭 부어놓고 냥마을을 벗어난다.

그래도 요 녀석, 용케 알고 찾아온다.

밥을 줍줍하고 어디론가 가던 녀석이 문득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빤히 쳐다본다.

가장 소심하고 연약해서 가장 마음이 안쓰러운 녀석이라 그런지 어느 순간부터 냥마을에 발을 들이면 이쁘니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천방지축 치즈 얼룩이는 그제서야 배불리 식사를 했는지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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