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봄 기운을 먹고 자란 베란다 화초들이 시나브로 만개하여 간직하고 있던 색들을 뽐내고 있었다.
나의 무심함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듯 요 깜찍이 같던 녀석들은 시샘 없이 저마다 간직해 왔던 화사함으로 공기 중에 부서지는 햇살의 양분을 한껏 담으며, 그리워 했던 봄의 품에서 어리광을 피운다.
그 사랑스런 모습에 주체할 수 없는 미소로 응대해 주며, 화사해진 하루를 맞이하는 건 일상적인 특별함이다.
손주가 어깨 수술로 잠시 불편한 외할머니께 영산홍 화분을 선물해 드렸는데 베란다 화단에서 무럭무럭 성장해서 이런 묘한 색감의 꽃망울을 틔웠다.
꽃잎이 어떻게 투톤이지?
사랑이 깃든 선물에 정성으로 가꾸어 꽃이 재롱을 피우는 거 같다.
모기가 싫어하는 화초라는데 꽃이 상당히 화려하고 여러 가지 색깔로 마블링 된 것처럼 알록달록하다.
실제 모기가 싫어하는지 관찰한 적 없지만 머릿결 쓸어 내리듯 손으로 화초를 쓸면 산초와 계피가 배합된 향이 솔솔 풍긴다.
봄이 되면 들판만 화려해지는 게 아니라 베란다에도 봄의 마법에 걸려 화려해지는 재롱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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