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50623

사려울 2015. 9. 26. 22:47



아는 형님이 멸치쌈밥에 칭찬 일색이시다.

생멸치?

왠쥐 비릿하고 입 안의 포만감이 빈약할 거 같았는데 우연히 여의도에 있던 멸치쌈밥집을 가서 먹었게 되었다.

먹기 전 첫 인상은 역쉬나 비린내가 가득하고 양도 찔끔.

그래도 추천하시고 대접하신 성의가 괘심해서 인내하면서 신중하게 뼈를 골라 내어 쌈 하나를 쳐묵했더니 엥?! 이거 진동하는 비릿함과 달리 입 안에서는 전혀 다르다.

비릿함은 생각보다 적고 멸치 특유의 고소함과 맛깔스러움이 입안에 가득 차고도 남아 또 하나 쳐묵.

나중엔 뼈다귀도 안 발라내고 걍 직행했던 기억을 말씀드렸더니 `그것 봐! 내가 추천한 이유를 알아 쳐묵했구나'하신다.

퇴근해서 곧장 신도림에 원조 멸치쌈밥집으로 가 나오자마자 한 번 훑고 아이뽕으로 담았다.

혹시나 뱃속에서 멸치가 살아서 꿈틀댈까 싶어 우리에게 든든한 소독약, 이슬이를 곁들이며 양에 비해 푸짐한 저녁겸 안주로 흡족하게 드셨다.

이 사진을 보니 다시 그 당시의 입안에서 퍼지는 만족감이 새록새록 기억 나면서 늦은 시간임에도 다시 뱃속에 천둥 소리가 크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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