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이국적 겨울 왕국의 밤, 용평_20240121

사려울 2024. 4. 5. 18:29

자욱이 눈 덮인, 그러면서 포근한 겨울 정취는 바로 이런 모습 아닐까?
폭설 내린 횡계를 지나 용평에 다다르자 성탄절에 종종 등장하던 이국적인 겨울 화보가 창 너머에 졸고 있었다.
밤하늘엔 이내 내려앉을 듯 무거운 구름이 버텼고, 눈 내린 발왕산 기슭엔 촉촉한 불빛이 초롱초롱한 빛으로 시선을 마주했다.
이번 겨울 가장 추운 한파, 게다가 유별난 백두대간의 한파도 빛의 스펙트럼을 꺾을 순 없었다.
밤새 감상에 젖어도 아깝지 않을 야경을 용평에서 만나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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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에 유난히 강원도, 특히 영동지방에 폭설이 맹위를 떨쳤고, 둘째 여정길에도 아니나 다를까 강원 영서에서부터 폭설이 습격했다.
원주를 지나면서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 눈발이 약해지고, 제설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위험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횡계에 내려 차로를 점령한 눈더미를 보자 실감 났다.
그래도 무사히 숙소에 도착.
겨우 비집고 들어가 주차를 한 뒤 두터운 눈길을 뚫고 어렵게 체크인 성공-완죤 무인 체크인이라 익숙지 않은 인터페이스에 애 좀 먹었다. 데스크 2명이 많은 사람들을 응대하다 보니 처음엔 좀 기다렸음에도 진도가 나가지 않아 키오스크로 체크인했는데 각종 쿠폰들이 한꺼번에 발급되어 그 또한 시간이 걸렸던 데다 정신도 없었다- 무사히 숙소에 들어가 짐을 풀고 가장 먼저 창을 열자 매서운 바람이 숙소 내부로 들이닥쳤다.
허나 그 추위를 잊을 수 있었던 건 이국적인 겨울 정취가 신경의 냉점까지 무기력하게 만든 덕분이었다.

오래된 건물치곤 관리가 매우 잘 되어 내부는 더할 나위 없었고, 난방 또한 잘 되어 이틀 지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도리어 난방을 조금 강하게 틀면 더워서 자다가 깰 정도.
강원 내륙의 겨울 여행의 시작은 이렇게 꿈처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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