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큰 품 아래 그늘, 반계리은행나무_20210911

사려울 2023. 2. 4. 00:11

천년 영혼이 깃든 나무의 자태는 어떤 형용사를 열거해야 그 위상과 자태에 걸맞는 붓으로 조각할 수 있을까?
이 자리에 서면 도가 사상에 찌들지 않더라도 어쩌면 신의 존재를 수긍할 수 밖에 없어 드높은 가을 하늘의 기둥 같은 기개를 마주하고 아낌 없는 감탄사를 뱉게 된다.
만약 완연한 가을이 깃들면 어떤 감동 보따리를 풀까?

 

거대한 시간 앞에서, 반계리 은행나무_20200912

찾는 이 없는 고요한 시골마을을 지나며, 그 적막한 울림에 잠시 기댄다. 지나는 이도, 마을 인가도 거의 없는 외딴 깊은 산속 마을처럼 수풀이 무성하고, 바위 틈틈 이끼가 자욱하지만, 그렇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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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 남녀 한쌍만 덩그러니 지키고 있다.

한 바퀴 돌며 그 자태에 감탄하고 있을 즈음 쏙쏙 한둘씩 사람들이 들어선다.

언제봐도 늠름한 자태는 단지 몇 년 동안의 얇은 시선으로 판단할 수 없다.

금새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태울 듯한 햇살을 피해 나무의 까만 품 아래 자리를 잡는다.

꿈틀대는 뿌리는 분명 수백 년 이상을 버텨온 시간의 근원임이 틀림 없다.

뜨거운 가을 햇살 아래 세상 만물은 그랬던 것처럼 삶을 꾸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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