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친근한 녀석들과의 저녁 만찬, 오도산 휴양림_20220502

사려울 2023. 3. 7. 19:37

숙소에 들어와 모두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저녁을 준비하는데 어렴풋 꼬물이 하나가 보여 불렀더니 정말 다가왔다.
비교적 어린 냥이라 당장 줄 건 없지만 녀석은 내가 그리 적대적이지 않은 걸 눈치채곤 발코니 쪽으로 사라졌다.
여긴 종종 냥이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번엔 내 차가 아니라 밥이 하나도 없었지만 나 또한 눈치를 챘다.
휴양림 투숙객들이 하나둘 던져주는 고기 맛을 알고 있는 녀석들이라 아니나 다를까 회전불판에서 고기 내음이 뿜어져 나오자 발코니에 모여들어 냥냥송을 합창했다.
울가족들은 코코 이후로 전부 냥이들에 대해 호의적이고 측은해하는 편이라 하는 수 없이 고기 몇 점을 잘라 녀석들과 틈틈이 나눠 먹는 사이 밤은 깊어갔다.

숙소 출입구 앞에서 까만 무언가를 보고 혹시나 싶어 부르자 그 소리에 달려온 턱시도.

줄게 없다고 말하자 출입구 뒤편의 발코니 쪽으로 사라졌다.

돼지고기 목살과 오겹살, 한우 등심을 구워 먹는데 너무 많이 가져와서 나중엔 등심을 남겼다.

고기 냄새를 따라 모여든 녀석들.

하나 같이 어린 냥들인데 그중 삼색이가 서열이 높은지 가장 먼저 독차지하자 다른 가족들이 제지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녀석들은 모두 도망갔다 이내 나타났다.

턱시도가 가장 서열이 낮은지 녀석이 가장 늦게 입을 댔지만 다가가 주려고 해도 녀석은 경계심이 가장 많아 그럴수록 먹을 기회를 놓쳤다.

하는 수 없이 나중엔 흩어줬지만 그래도 삼색이가 욕심이 가장 많았다.

최후의 수단은 모두 배가 부를 때까지 주는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9년엔 오도, 20년에도 오도, 21년 산새를 예약했었는데 '산새'실 일대 숲속의 집은 신축이었고, 나머지는 구축이라 시설 특징이 확연히 차이 났었다.

이번 '황매'실은 구축이라 시간의 흔적이 역력했지만 그걸 따질 겨를 없이 먼 여독에 녹초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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