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적막과 평온의 공존, 여주와 흥원창_20200521

사려울 2022. 8. 7. 04:44

오랜만에 찾은 여주, 한강은 언제나처럼 유유하고, 고즈넉한 밤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차분했다.
어디선가 태웠던 낙엽이 대기 중에 향취로 남아 밟은 길 위에 나도 모르게 흐뭇해진 기분을 이어가느라 차분히 걷는다.
남한강 두물머리에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시간이 잠시 멈춰 선 시간으로 뺨을 적시던 날, 행님께선 모처럼 찾은 나를 위해 서툴지만 토닥토닥 저녁을 준비하시고, 뒤이어 들판에서 자라던 온갖 싱그러운 야채를 한가득 식탁 위에 쌓아 올렸다.
풍성한 인심은 그 어떤 양념보다 맛깔스러워 가끔 잡초가 끼어 있더라도 그건 저녁 입맛을 응원해 주는 봄내음이다.

온전한 하늘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둘러 매고 빛이 없는 들판으로 나갔으나 막상 찍고 보니 구름 일변도다.

오순도순 정성이 빚어낸 행님의 보금자리.

카메라의 클래식 크롬 시뮬레이션은 정말 감탄한다.

비록 서로 근원은 다르지만 바다라는 지향점은 같아 이 자리에서 만나 함께 바다를 향해 달린다.

남한강, 섬강, 청미천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오래전부터 있던 뚝방길이 매끈 해졌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때론 조화의 균형이 무너지면 아니함만 못하니까.

한참을 서서 무거운 정적이 깔린 남한강 정취에 취하는 밤이다.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_20200522  (0) 2022.08.19
냥이_20200522  (0) 2022.08.13
냥이_20200521  (0) 2022.08.07
냥이_20200520  (0) 2022.08.07
일상_20200520  (0) 2022.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