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강, 산 그리고 사람이 만나는 오작교, 수주팔봉_20210128

사려울 2023. 1. 15. 20:01

오죽하면 강산이 고유명사처럼 사용 되었을까?
뗄 수 없는 인연의 골이 깊어 함께 어울린 자리에 또 다른 강이 함께 하자고 한다.
태생이 다른 세 개의 사무친 그리움이 심연의 갈망을 이루기 위해 지극히 무거운 걸음을 옮겨다다른 곳, 그래서 그 그리움을 잊지 않기 위해 첨예한 자연의 칼로 올곳이 조각하여 그리도 간절한 애정을 주홍글씨 마냥 그려 넣었을까?
만남은 그간의 애달픈 인내 였는지 갑작스런 눈발이 슬픈 곡조로 허공을 활보한다. 

달천, 석문동천, 팔봉이 만나는 곳.

숨겨진 명소라 사위는 고요하고 인적은 뜸했다.

허나 숨은 보석처럼 미려한 곳이다.

출렁다리 밑 석문동천이 달천과 합류하는 곳으로 사람이 일부 가공했단다.

칼날 같은 능선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전망대에 다다르게 된다.

데크길이 없다면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위험천만하다.

그리 높지 않지만 전망대에서 마주한 세상은 확실히 달랐다.

마치 천리안을 가진 기분이었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인데 카메라와 다른 매력이 감광되었다.

정상 도착 전 서울에서 눈소식을 전해 들어 발걸음을 돌려야 하나 망설였지만 얼마 가지 않아 정상인것 같아 강행, 기암바위가 위로했다.

발걸음을 돌릴까 망설였던 지점에서 의외로 한참을 올라야 했다.

정상에 도착하자 화창하던 대기가 갑자기 찌뿌둥해져 잠시 머물다 떠나야만 했다.

가까이서 볼 때 비로소 소나무의 또다른 멋이 보인다.

다른 대부분의 산들과 달리 초기에 경사가 급하거나 길이 좁은 구간이 많고, 바위를 아주 잠깐 올라야 하지만 이후 정상까지 대부분은 평이하다.

위쪽 전망대.

출발점 출렁다리에 내려오자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했고, 복병 같은 눈발은 간헐적으로 보이던 사람들을 쫓아버렸다.

평지에 발을 내딛자 참아 왔던 설움처럼 갑자기 굵은 눈발과 세찬 바람이 등을 떠밀었다.

안전한 자리에 다다르게 인내해준 날씨가 고맙다.

시동을 걸고 잠시 한숨 고르는 사이 눈발이 부쩍 굵어져 서둘러 자리를 떠나며, 작별 인사를 날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