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안내한 곳은 지극히 평화로운 시골 마을 정취에 섬진강을 직면한 함허정이었다.
유명 관광지가 아닌 그리 알려지지 않은 명소를 원했고, 그 숨은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하여 정말이지 지나는 인적이 거의 없어 흔히 지나칠 법한 그런 흔하디 흔한 시골이다.
그럼에도 섬진강을 끼고 약간 지대가 높은 언덕이 배후에 있는 고전적인 정자였다.
함허정(涵虛亭)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60호.
543년(중종 38) 심광형(沈光亨)이 만년에 유림들과 풍류를 즐기기 위해 세웠는데, 그 후 증손 청안현감(淸安縣監) 민각(民覺)이 쇠락한 정자를 옛터의 아래로 옮겨 새로 건립하였고, 다시 5대손인 세익(世益, 호는 浩然亭)이 중수하였다. 세익이 두 아우와 우애가 매우 돈독한 것을 보고 마을사람들이 칭송하여 ‘호연정’이라 별칭을 붙였다.
이곳은 강변의 구릉지로 수림(樹林)의 풍광이 좋아 방백(方伯:관찰사) 등이 향음례(鄕飮禮)를 베풀거나 시인묵객들이 시를 짓고 읊던 곳으로, 안에는 기문(記文)과 시문(詩文) 등이 적힌 15개의 편액이 있다. 현재의 건물은 1980년에 중수한 것이며, 이곳에서 100m 가량 떨어진 곳에 심광형이 후학을 위해 1520년대에 건립한 군지촌정사(涒池村精舍, 중요민속자료 제155호)가 있다.
함허정은 남동향으로 자리잡았는데, 전방은 천마봉(天馬峯)을 향하여 자리잡고, 후방은 섬진강과 평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평면은 단층 중앙유실형(中央有室形)으로 정면 4칸, 측면 2칸의 규모이며, 좌측 2칸 청마루와 중앙 3칸 온돌방, 그리고 전후 우면에 툇마루나 쪽마루를 배치하고 우측면에 함실(函室 : 방바닥 밑에 직접 불을 때게 만든 방)아궁이를 두고 있다.
누마루는 그 폭이 각기 다르며, 기둥 간격도 정면 협간(夾間)은 크게 하고 중앙간은 작게 하였다. 구조는 목가구 형식으로 평탄한 대지 위에 외벌대의 낮은 기단을 흙다짐한 후 덤벙주초를 놓고, 외진주(外陣柱)는 원주를, 내진주(內陣柱)는 방주를 세웠다. 기둥 높이의 차가 없어 대들보는 전면 평주에서 후면 평주까지 길게 걸쳐 얹고 있다.
주두(柱頭) 결구는 주두 밑에 창방(昌枋)과 보아지를 교차로 끼우고 주두 위에 장여와 들보를 두었으며, 주간(柱間) 창방 위에는 장여 사이에 소로[小累]를 낀 간결한 구조이다. 벽은 심벽(心壁 : 기둥의 중심부에 흙벽을 쳐서 벽면보다 내보이게 된 벽) 구조로 회를 발랐으며, 창호는 모두 띠살창호이다.
온돌방 천장에는 평천장을 얹었으며, 선자연(扇子椽 : 부채살 모양으로 된 서까래) 홑처마에 팔작지붕을 이었다. 가구방식은 우측 단부의 청마루간에서는 충량(衝樑)을 대들보 위에 직접 얹었고, 충량 위에는 중도리를 연결한 외기(外機)와 작은 외기반자를 설치하였으며, 종량(宗樑)에는 선자연들이 모이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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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평야의 중심에 서서 온통 봄 기운이 충만한 세상을 자근히 바라보는 것만 같은 함허정은 섬진강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세찬 바람을 맞이 하고 있었다.
함허정 대문을 들기 전, 우측 계단길은 대나무숲 언덕으로 대나무가 무척 촘촘하게 세워져 있고, 간단한 산책로가 대숲 사이로 지나간다.
그래도 섬진강 풍경이 어떨까 궁금해서 먼저 함허정으로 돌격!
나지막한 전통 담장 너머 섬진강이 지나는데 진안에서 발원하여 머나먼 길을 쉼 없이 달려 오느라 잠시 한숨 돌리는 섬진강은 사람이 쉬는 것처럼 군더더기를 내려놓듯 강폭이 넓어지고 친구 삼아 작은 섬까지 함께한다.
확실히 남쪽에 봄이 먼저 찾아와 꽃도 많이, 여러 종류가 꽃망울을 터트려 꽃잎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만큼 따스한 봄볕이 완연하고 무르익었다.
대숲 언덕을 올라오면 반듯한 산책로가 있고, 봄볕을 듬뿍 품은 강바람이 이리저리 천방지축으로 뛰자 대나무이파리도 함께 즐기기 위해 이리저리 나부끼며 서로 몸을 부비는 소리가 한가득 들려 걷는 이들도 신바람이 날 법하다.
함허정은 흔히 알려진 곳이 아닌 곡성에서 나고 자란 분들도 더러 알지 못하던 곳인 만큼 적막과 평온은 보증 수표고 때마침 미세 먼지도 피해간 봄의 대기로 인해 충만한 행복과 유희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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