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이른 석가탄신일로 인하여 앞서 절에 방문한 가족들과 떨어져 텅 빈 사찰 풍경을 찾았다.
개발로 인한 훼손이 많기는 하나 산중에 자리 잡아 오롯이 자연의 품에 기대고 있어 봄의 정취 또한 갓 잡은 신선한 생선의 번뜩이는 비늘 같았다.
무신론자인 나는 봄의 색깔에 경건해지고, 불신론자인 가족들은 진중한 소망에 경건해졌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본당으로 향하기 위해 첫 계단을 오르면 수많은 연등이 걸려 바람에 지화자 춤을 추고 있다.
만의사에 와 보면 확실히 봄의 정취가 물씬하다.
흙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봄꽃이 자리를 잡고 어여쁜 얼굴로 봄볕을 쬐고 있어 덩달아 봄의 설렘에 도치된다.
꽃복숭아의 가지 하나에 두 가지 색깔이 동시에 피었다.
신기한 고로~
지속된 오르막길을 따라 법당 몇 개를 지나면 최근 조성된 기도터? 같은 자리에 다다른다.
거기에 새로 들어선 불상.
본당 옆을 묵묵히 지키는 불상은 만의사에서 가장 키다리다.
본당 옆 작은 법당이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데 가족들은 본당과 여기는 꼭 들른다.
본당에서 세속을 향해 보아하니, 전형적인 봄날씨에 활동하기 넘 좋다.
보기 힘들던 깨끗한 대기를 근래 들어 종종 보게 되는데 다행히 깨끗하고 시원한 하늘을 볼 수 있는 하루라 잠시 머문 사찰에서 발걸음이 가볍다.
불상의 후광.
뽀얀 꽃들, 근데 하얀 민들레는 흔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길가에 몇 송이 피었다.
산신령인가?
미신과 토속 신앙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주위 모든 자연에 전설과 이야기를 꿰어 놓은 사연들이 아름다운 동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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