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메마른 길 지나 흐르는 낙동강_20220126

사려울 2023. 2. 12. 01:47

이리로 흘러 저리로 간다.
말 없는 강은 미처 소리 낼 틈 없이 바다를 오로지하며 이내 깊은 푸르름에 잠기고, 말 잃은 산은 지나는 강을 시샘할 틈 없이 하늘을 오로지 하며 이내 깊은 푸르름에 잠긴다.
하늘에서 달려온 강이 다시 하늘로 사라질 무렵 각처를 방황하던 강에게 한자리 내어준다.

강을 건너 너른 공원을 지나 홀로 걷는다.

산의 간극이 좁아질 무렵 여러 갈래 나누어 흐르던 길은 하나의 길로 고갯길로 향하고, 이미 말라 버린 인적 물결은 극도의 갈증을 느낄 겨를 없다.

멀리서 달려온 강은 이 자리를 묵묵히 지난다.

그러곤 더 먼 곳을 향해 쉴 틈 없이 느린 걸음을 옮긴다.

짧은 시간만큼 찰나의 머무름.

인적은 증발해 버렸지만 강물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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