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석양을 뒤로하고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 따라 고군산군도를 벗어나 허기를 달래기 위해 비응도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 자리를 잡자 밀려든 허기에 보이는 건 전부 음식처럼 보일 정도.
게다가 음식 하면 전주, 군산에, 칼국수 하면 바지락 아니것소잉!
군산에 와서 바지락칼국수 하나만 먹기엔 억울할 것만 같아, 눈에 헛것이 보일 정도라 해물전도 같이 시켰더니 비쥬얼이 무성의 그 자체다.
전을 부치다 세상 귀찮아 이리저리 굴리며 학대당한 불쌍한 모습이지만 한 조각 떼서 입에 넣는 순간 동생 녀석과 약속한 것처럼 동시에 서로 눈을 맞히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렇게 억울한 상판대기에서 전혀 다른 맛이 나올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내가 먹은 전, 빈대떡 중 최고를 군산에서 만났다.
부안에 명물, 바지락죽과 젓갈 정식은 손님이 많을 것 같아 다음을 기약하고 군산으로 온 낙이 있다.
해물전 꼬락서니는 거의 최악인데 맛은 최고다.
만약 군산을 다시 찾는다면 이 전은 꼭 맛봐야지.
바지락 칼국수는 그리 적은 양이 아닌데 뚱뚱한 동생 녀석과 완전 초토화 시켜 버렸다.
전라도 사투리로 이런 맛에 사는 거이 아니것소~
터질 듯한 배를 움켜쥐고 밖으로 나오자 이미 해는 지고 아련한 하루는 서서히 꺼져 갔다.
이제 각자 집으로... 해가 등을 지며 저무듯 김제 동생으로 김제로, 나는 서울 방면으로 각자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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