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골짜기 작은 갤러리, 컨츄리 블랙 펍_20200709

사려울 2022. 10. 30. 21:48

한이와 같이 감곡에서 만나 여주 행님과 감곡 형을 찾아뵙는다.

여주 행님은 어차피 은사와 같은 분이라 언제든지 찾아뵙게 되지만 감곡 형은 도대체 얼마 만인가?

그렇다고 먼 곳에 사는 것도, 연락이 끊어진 것도 아니고, 유체이탈한 것처럼 바쁘지도 않건만 거의 1년 만에 뵙는다.

늘 서글서글한 인상에 매끈한 어투, 진정한 삶은 곧 끊임없는 변화와 능동적 대처이기에 늘 발로 뛰는 형인만큼 감곡, 장호원에서는 마당발이다.

그런 형을 여주 행님과 고향 친구와 함께 찾아갔으니 지극 정성에 멋진 자리로 안내했다.

작긴 해도 산 중턱이라 사람들이 오려나 싶었지만 입소문이 그래서 무서운지 저녁 시간이 되자 알흠알흠 주차장에 차가 들어서 금세 너른 주차장에 반 이상 들어찬다.

거의 1년 만에 만나 뵙는 반가움이 무색하게 시간은 금새 지나버린다.

여주 행님이 직접 일군 밭에서 고향 친구와 잡초로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사이 돌아다니며 여름 기운을 먹고 자라는 콩, 감자, 호박, 참깨 등을 둘러봤다.

농사일에 진심인 행님은 오랜 도시 생활과 달리 이내 귀농에 적응하시어 자세가 바로 나왔다.

감곡으로 넘어온 사이 해는 서산으로 부쩍 기울어 하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귀띔해 줬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오는데 첫인상은 산중의 단정한 별장이나 개인이 단출하게 꾸며놓은 갤러리 같았다.

내부는 제법 넓다.

이런 곳에 사람이 올까 싶었는데 주차장엔 의외로 주차된 차량이 많고, 복층 구조의 너른 내부엔 사람들이 제법 있어 없는 곳을 피해 찍었다.

나무 조각들을 아무렇게나 조합하여 만든 것 같은 테이블은 그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손끝으로 연신 그 질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큼지막한 잔에 가득 나온 음료.

사실 내가 마신 커피는 그리 괜찮은 편이 아니지만 어차피 평범한 카페에 온 게 아니란 위안이 더 크다.

장호원에서 집밥처럼 나오는 보리밥 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어 배가 꽤 불렀고, 카페 앉아 음료를 곁들인 순간부터 배가 곧 터질 것만 같았다.

하루 날 잡은 것도 아니고, 감곡 형은 업무를 놓고 나온 터라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를 뜨는데 석양은 거의 서산마루와 가까워져 시간이 꽤 지났음을 알 수 있었다.

고향 친구는 가야 될 길이 멀어 여기까지 하루의 만남을 가지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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