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에 접어듦과 동시에 구입한 에스프레소 머신은 소위 말해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주식인 밥값보다 부식인 커피값 지출이 더 심해져 그걸 만회하면서 내가 마시고 싶은 원두를 골라 마시고픈 욕구까지 충족시킬 수 있겠다는 나름 합리적인 잣대와 고민을 거쳐 지른 물건이다.
게다가 가족들도 커피에 대한 욕구가 거세지면서 큰 맘 먹고 에스프레소 머신을 영입하자고 결정한 후 여러 정보를 거쳐 선택했는데 기기라는 게 묘한 유혹이 있어 여러 가지를 보다 보면 점점 눈높이가 올라가게 마련이고, 기능과 내구성도 과하게 따지면서 디자인에 대한 눈높이도 처음과 달리 몇 갑절 점프해 버린다.
오마니는 기계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는 결론, 아니 합리화를 적용해 전자동 머신, 그것도 1백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머신을 선택하게 된 건 새해 들어 하이마트의 50프로 할인 유혹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이 녀석을 들이고 나서 대략 속셈을 해봐도 1년만에 기계 값을 뽑고 이미 1년 전부터 커피에 대한 부담을 세이브하고 있는 셈이니 어찌 이쁘지 않을까?
난 한 번 지르고 나면 관리가 좀 안되는데 그런건 울 오마니 특기라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카트리지 청소를 빼놓지 않으시어 아직 짱짱할 수 있겠다.
따스한 커피는 컬럼비아, 아이스는 케냐로 거의 굳혀져 가끔 기분 전환 삼아 블랜딩된 커피나 다른 원두를 먹기는 하지만 이제 입맛에 따라 카페를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는 이 자유, 그래도 여전히 카페는 필수 코스 중 하나지만 두 세 번 들릴 거 이제 한 번 정도만 가는 꼴이니 집도 완벽한 카페 못지 않다.
게다가 봄이라 그 정취를 창 너머 바라 보며 마시는 카페인 한 사발은 완전 꿀이다.
목돈에 손을 한 번 떨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선 성공한 셈이지 않은가?
'문명에 대한 사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진 라디오_20180524 (2) | 2019.06.26 |
---|---|
술 한 잔 해요_20180403 (0) | 2019.06.15 |
야식, 대구 병천 순대국밥_20180327 (0) | 2019.05.28 |
오류동 첫 발_20180210 (0) | 2019.04.12 |
귀한 유물 Tape_20180118 (0) | 2019.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