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다.
전날 천안 다녀 왔다 잠시 쉬고 오후 느지막이 오류동 승룡형 만나러 다시 병점역에서 1호선을 이용하여 약속 장소에 도착할 즈음엔 해가 기울고 어둠이 찾아 왔다.
얼마 만에 뵙는지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도 근무지가 조금 떨어져 있다고 거의 11개월 만에 볼 만큼 앞만 보며 달려 왔던가.
언제나 그렇듯 이 형을 만나면 뭐가 그리 할 이야기가 많아 쉴 새 없이 수다 떨고 웃느라 정신 없다.
둘 다 과묵한 성격인데도 장단이 잘 맞나 보다.
같은 건물에서 근무할 때엔 자주 술자리 마련해서 적당한 취기에 담소와 진중한 주제로 시간 가는 줄 몰랐었다.
이 날도 모처럼 쌓여 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이 깊어가는 것도 잊을 정도.
그 형 댁이 오류동이 아닌데다 나는 난생 처음 찾아가는 곳이라 개념이 없었지만 언뜻 눈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 갔는데 쥔장 첫인상이 환하다.
낡은 건물, 특히나 담배 한 개피 피러 나왔을 때 출입구 옆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시간에 바스라진 흔적이 심해 깨끗한 분위기를 원하는 취향이라면 불쾌할 수 있고, 시간의 향수를 느끼는 세대라면 정겨움일 수 있겠다.
삼겹살과 고사리 조합인데 엉뚱한 생소함으로 생각했음에도 의외로 궁합이 잘 맞다.
또한 도톰한 오겹살이라 식감과 고소함은 누구나 호감을 느낄 수 있어 다음에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시 이 자리에 앉아 회포 풀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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