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술 한 잔 해요_20180403

사려울 2019. 6. 15. 02:55

밤이 깊어서야 강의가 끝나고 친구 둘이 시간 맞춰서 경북대학교 북문 부근으로 찾아 왔다.

대구 왔응께 막창 뽀개야 스것지?

서울에도 요즘은 막창이란 녀석이 제법 확산 되어 마음만 먹으면 막창 집을 찾을 수 있지만 여전히 차이가 나는 건 터무니 없는 가격과 함께 구운 막창을 찍어 먹는 소스 차이.

대구에 비해 서울은 30~50%가 더 비싸고 곁들여 먹는 소스는 그저 쌈장 정도 인데 반해 대구는 저렴하면서 약간 묽지만 달달하고 쪽파를 듬뿍 썰어 넣은 특제 소스가 있다.

물론 본질이 가장 중요하듯 소스보단 막창이지만 거의 비슷한 막창이 확산된 반면 소스는 아직 차이가 많다.

서울에서 4명 기준 5~6인분 먹을 정도면 대구는 8인분 이상, 게다가 덩달아 나오는 싸비스 품목도 푸짐하다.

이러니 대구에서 막창은 단골 손님일 수 밖에 없다.

대구 사람들이라고 막창을 흥청망청 먹냐?

그것도 아닌 게 원래 넘쳐 나면 소중한 줄 모르잖아.

그래서 이 친구들도 평소에 막창 구경을 하지 않다가 내가 부르는 타령에 덩달아 막창 삼매경에 빠진단다.

이래저래 흥겨운 자리가 될 분위기다.




지아의 '술 한 잔 해요'가 생각나는 장면 인데 주량이 그리 센 것도, 그렇다고 애주가도 아닌 내게 술 한 잔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촉매일 때가 많고, 신파극에서나 보던 슬픈 장면 또는 기쁘고 흥겨운 자리에 빠질 수 없는 친구다.

요즘은 거나한 술 자리 끝에 후유증이 꽤나 길어 조금 가리는 편이지만, 그렇더라도 이런 자리에 술과 좋은 안주가 빠질 수 있을 소냐.

여기까지 찾아온 친구들이 평소 술을 거의 하지 않고, 주량도 찔끔이라 가장 기분 좋을 만큼만 마시고 파했다.

그도 그럴께 이튿 날,  10시간 이상의 강의가 남아 있기 때문에 자기 관리는 해야 되지 않겠나.

회사에서 각별히 마련해 준 기회라 학습 기간 동안 절주와 자기 관리를 해야 되는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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