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냥이_20250302

사려울 2025. 6. 18. 19:10

세상 구경 삼매경에 빠진 녀석은 집사가 포근한 모포를 덮어주면 좋아했다.

봄이 왔다고 하지만 겨울에서 순식간에 봄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시나브로 찾아와 아직은 겨울과 별반 차이 없었고, 그래서 모포 안에 맴도는 체온은 더욱 따스할 때였다.

같은 자리에서 여러 가지 빵을 굽는 녀석의 털을 보면 참으로 오묘했다.

겉은 흑미식빵인데 속털은 영락없는 두유 식빵이나 마찬가지.

그런 녀석을 두고 난 맥북 삼매경에 빠져 있는 사이 녀석은 세상을 여행하느라 노곤했는지 집사한테 다가와 허락은 눈곱만큼도 없이 무릎 위에 올라와 자리를 잡고 이내 잠에 빠져 들었다.

이제는 이런 모습이 익숙해서 그런지, 또한 이런 붙임성이 더해져 녀석은 수십 년 전부터 가족의 일원인 양 친근했다.

이 상황에서 집사의 몰취미는 바로 잠자는 녀석의 주뎅이와 출렁출렁 원시주머니 만지기, 그리고 말랑말랑하고 쫀득쫀득한 젤리 주무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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