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에 3일간의 교육이 있어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였고, 금 요일엔 선택근무제 덕에 일찍 본가로 돌아와 포근한 가운데 휴식을 취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설 무렵에 이미 퍼질러 비몽사몽 하던 녀석은 초저녁까지도 집사한테 눈길 한 번 찍 뿌린 뒤 계속 퍼질러 잤는데 이따금 몸부림을 쳐 모포가 옆으로 제쳐질 때 다시 챙겨줬고, 그게 습관처럼 배어 있었다.
철없는 냥님을 위해 집사의 사명감으로 굳어져 버린 걸까?
보통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녀석은 어김없이 다가와 발라당 한 번에 몸을 비볐는데 이번엔 잠에 취해 그저 냥무시만 했다.
다른 가족들이 전부 잠에 빠져든 한밤에도 녀석은 반겨줬건만 졸음 앞에 집사도 나부랭이가 되고, 밥도 하찮은 사냥감일 뿐이란 건가?
그래도 녀석의 잠든 모습을 보면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저녁 식사를 시작하면 녀석 또한 밥시간으로 인지하고 그릇 덮개를 제쳐 건식 밥을 먹는데 식사가 끝나고 티비 앞에 모여 있자니 특유의 습성이 도져 집사들 무릎 위를 오고 갔다.
아무리 봐도 저 자세와 자리가 불편할 텐데 굳이 그 불편을 무릅쓰고 저러는 이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이제는 방바닥에 퍼질러 앉은 내 무릎 위로 올라왔는데 집사의 자세가 묘체공학적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스멀스멀 잠에 빠져 들었다.
이럴 때 항상 주뎅이를 만지게 되는데 냥이 집사가 되면 저 주뎅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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