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샤워기로 뿌리는 물폭포 수준의 폭우를 뚫고 밤이 깊어서야 겨우 도착하자 오뉴월 봄눈 녹듯 몸에 긴장이 풀리며 액체가 되기 직전, 녀석이 한사코 안겨서 내려올 생각은 커녕 언제나처럼 퍼질러 잤다.
묘하게도 녀석과 있으면 수면이 극도로 몰려드는데 두 수컷이 어김없이 함께 졸았다.
간만에 넷플 영화 한 판 땡기려다 오늘도 무산되었고, 이참에 넷플도 해지 예약을 걸어버렸다.
한 달에 영화 한 편 겨우 볼 정도로 접속을 거의 하지 않아 차라리 그 돈으로 녀석 츄르나 사고, 내 방 냉장고에 하이볼이나 장만하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내가 없을 때는 맨날 방에 들어와 두리번거리며 냥냥거리기 일수라는데 그런 소리들으면 내가 충실한 집사로서 인정을 받긴 하는구나 싶기도 했고, 녀석의 애정도 어지간하다.
이렇게 녀석은 밤새 내방을 떠나지 않았고, 난 녀석의 새근새근 잠든 면상을 보며 주말의 깊은 꿈속으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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