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나무와 동물숲을 떠나며_20200507

사려울 2022. 8. 3. 21:06

가뜩이나 더위가 성급한 대구에서 하루 차이로 서울과 완연히 다른 계절의 파고를 실감한다.
숲 속에 은둔한 숙소를 이용한 덕에 생각지도 못한 애증의 생명들을 만나던 날, 가련함이 교차하여 오래 머물 수 없었지만, 거리를 활보하는 공작이 이색적이긴 하다. 

오전 느지막이 봇짐을 챙겨 떠나는 길에 숙소에서 마련한 차량을 거절하고, 미처 둘러보지 못했던 애니멀밸리를 관통하게 되는데, 고도가 가장 높은 숙소에서 차량이 있는 입구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반대로 지속된 내리막이라 이른 더위에 큰 힘을 들이지 않으면서 넉넉한 시간을 핑계 삼아 꼼꼼히 둘러보기로 한다.

프레리독.

사진도 충분히 귀엽지만 실제 녀석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더 귀엽다.

카피바라?

한길을 중심으로 꼬불꼬불 엮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익살맞은 귀염둥이들이 많다.

미어캣의 표정은 그냥 스마일.

그 중 꼬북이한테 정이 가는 이유는 뭘까?

표범보다 몸집이 작은 서벌캣은 길 위에서 쉬고 있다 낯선 생명체?가 지나가자 짜증 섞인 하악질을 해댄다.

얼굴은 귀염상인데 하악질 톤은 꽤 사납다.

요 녀석들은 꽤나 시끄럽다.

비암!!

워낙 조도가 낮은 곳이라 찍어 놓은 사진들이 유령처럼 보이고 그나마 요 사진이 제대로 찍혔다.

기니피그 얼굴은 그냥 인형이다.

 

이른 더위와 강렬한 햇살에 몇몇 녀석들은 뻗었다.

빈투롱인가?

아주 귀염귀염하다.

사막여우는 몇 녀석이 한데 어울려 있어 조금은 덜 외롭겠다.

뱀을 제외하곤 하나같이 인형 관상이다.

시끄러운 요 녀석들은 그물망에 매달려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부산을 떤다.

전날 만났던 러시안블루는 단잠을 청하는 중이라 깨우면 안 될 것 같다.

입구와 가까워지면 봄꽃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사흘 머물렀던 숙소는 숲에 둘러싸인 현대식 초가 컨셉이라 숲과 나무향이 실내외를 막론하고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게다가 5월 초에 비교적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고 하더라도 햇살을 피한 곳은 시원한 봄기운이 여전하고, 해가 지고 나면 서늘한 산바람은 잠시도 쉴 줄 몰랐다.

숲 속의 호텔,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에서의 시간은 이렇게 추억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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