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간현 출렁다리_20180226

사려울 2019. 4. 20. 08:14

무한 도전의 여파인가?

간현 출렁다리가 매스컴을 한 번 타고나서 거의 신드롬에 가까울 만큼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단숨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청량리에서 중앙선 열차를 타고 원주 방면으로 가던 중 열차 창 너머 나름 소박하게 미려한 풍경을 보고 바로 맵을 열어 알게된 간현에 출렁다리가 생긴다는 소식은 이미 접했던 터라 언젠가 방문 하겠다던 의지를 갖고 있었는데 엄청난 인파를 목격하고 나서 무한 도전에 소개 되었단 걸 알았다.

예까지 와서 발걸음을 돌릴 순 없고 떡 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큰 맘 먹고 온 만큼 인파의 틈바구니에 끼어 출렁다리에 몸을 실어 봐야지.



중앙선이 리뉴얼 되면서 직선화 되기 전, 이 철길이 중앙선이 었다.

지금은 외형만 이렇게 덩그러니 남아 옛 추억을 상기시키는 역할 외엔 아무 것도 없지만 어느 순간 새로이 단장하여 레일바이크가 운영되고 있단다.

하긴 이 일대의 풍광을 감안한다면 흉물로 남겨 두는 것보다 명물로 탈바꿈 시키는 게 현명한 처사다.




그리 많이 걷지 않아도 출렁다리가 얹혀져 있는 소금산은 고도가 높지 않아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다만 오르는 길에 엄청난 인파로 줄을 지어 천천히 밀려 가다 보니 시간 소요는 불가피하다.

근데 막상 올라 보면 밑에서 바라본 느낌과 사뭇 다른 매력이 있어 차오르는 숨과 땀방울을 잊게 만든다.





출렁다리엔 이렇게 북새통 저리가라다.

이러다 다리 한 가운데 갔을 즈음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끊어 지는 거 아녀? 라는 걱정도 기우일 뿐, 인파의 흐름에 자연스레 다리가 출렁이는 게 몇 걸음 지나 익숙하지 않아 스릴을 가장한 공포로 다가 올 무렵 발걸음을 더 진행하면 금새 처음의 공포는 자취를 감추고 쾌감으로 바뀐다.

게다가 짧지 않은 다리임에도 미려한 풍경에 둘러 싸여 감탄사를 몇 번 날려 주는 사이 다리를 건너게 된다.



다 건너와서 왔던 길을 되돌아 보면 어느 한 곳 소홀한데 없는 경치다.

어떤 사람들은 스릴감으로, 또 다른 어떤이들은 고소공포증으로 뱉어 내는 표정들이 뒤섞여 작은 공간이 재밌는 곳으로 보인다.



다리를 건너 간현 유원지를 다시 바라 본다.

아득해 보이지만 자연만이 꾸밀 수 있는 풍경에 사람들이 기대어 살아가는 단상 같다.




비교적 오후 늦은 시간대에 도착한 터라 어느 순간부터 인파가 줄기 시작하는 게 눈에 보인다.

대부분 건너편에서 다리를 건너 사진을 찍은 위치를 찍고 다시 돌아가는데 이쪽 편으로 오는 사람들이 십 여분 차이로 뜸하다.



반환점을 찍고 다시 돌아가는 길에 인파에 둘러 쌓여 있던 포토존이 모습을 드러내어 냉큼 거기에 서서 몇 장의 사진을 찍어 봤다.

여전히 출렁다리는 사람들이 빼곡하지만 오를 때 비한다면 급격히 한산해 졌다.

허나 인파에도 아랑곳 않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진득하게 둘러 보고 싶은 곳이라 돌아서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지리적인 위치가 섬강과 삼산천이 만나는 곳이라 산세와 함께 유유히 흐르는 강을 함께 관람할 수 있어 대충 둘러 볼 때와 달리 섬세한 자연의 조각과 내음이 느껴진다.

여기서 만난 두 개의 강은 다시 하류로 흘러 남한강에 합류 되는데 거기가 바로 즐겨 찾는 부론의 흥원창이라 그런지 남다른 감흥도 보너스.



철길을 지난 섬강과 간현의 절벽과 구부정한 지형을 조각해 놓은 삼산천이 만나고 거기에 오래된 철길이 지나는 장소다.

작지만 바위 언덕이 오래된 원주처럼 고풍스럽고, 정감도 소홀하지 않은 곳, 언젠가 오리라는 다짐을 달래 줬던 여행길에 만난 동경과 환상이 아름다웠던 간현에서의 시간은 일장춘몽보다 더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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