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여주 남한강의 너른 강변_20180225

사려울 2019. 4. 13. 03:42

해가 저무는 여주 한강변.

사진과 달리 세찬 강바람에 노출된 피부가 금새 한기를 느낀다.

처음 찾아간 곳이라 지도를 보고 비포장길을 거쳐 오후 느지막이 도착했지만 거대한 공원의 공백이 을씨년스럽다.

가끔 지나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마주친 사람도, 눈에 띄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끝자락 겨울을 무색하게 만드는 강바람의 위세에 아직은 사람들이 움츠러드는 시기 였다.



멀찌감치 차를 세워 놓고 걸어온 길은 공원의 규모가 커서 꽤나 멀어 제법 많이도 걸었다.

그나마 대화를 주고 받느라 거리와 피로를 느낄 수 없었고, 어느 정도 걷던 중 텅빈 벤치에 앉아 적당히 음악을 틀어 놓고 흥얼거리며 공간을 즐기기도 했다.



세찬 바람과 추위에도 날파리들은 연신 눈 앞을 휘젓고 다니다 카메라 렌즈캡을 열자 거기에도 달라 붙었다 다시 날아가기를 반복한다.

그나마 날파리에 신경이 쓰이지 않았던 건 지는 석양의 고운 금빛과 그 빛깔로 물들인 너른 한강의 강물이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낮이 짧아 이른 시간에 해는 서산으로 넘어 가지만 그 석양의 아름다운 빛깔은 늘 변할 줄 모른다.



겨우내 추위를 견딘 나뭇가지들인데 아무리 세찬 강바람인들 제압하지 못하겠지?

이야기를 나누며 꽤나 많이 걸었던 광활한 한강 고수부지에서 바다와 같은 통쾌한 기분을 모처럼 느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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