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498

가을의 노란 함박눈이 아름다운 순창 채계산 일광사_20221104

칼바위능선의 매력을 향유하기 위해 가을 체계산으로 향하던 길에 노란 은행 물결이 살랑이는 길의 정취를 애피타이저처럼 즐겼다.산 능선과 연결된 길이라 작은 사찰로 지나면서 그 길이 막혀 다시 돌아나오던 중 사찰 귀퉁이에 얌전히 있던 백구가 어느새 따라와 몸을 쉴 새 없이 비비는 통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참 스담을 하다 돌아 나오는데 녀석이 쫓아와 가던 길을 용케 알아채고 함께 동행하는 모습에서 마치 헷갈리는 길을 제대로 짚어 주는 것만 같았다.때마침 출렁다리를 찾아 길 잃은 차량 한 대가 다가오자 제 임무를 다하고 서둘러 숲길로 돌아가 버린 녀석에게 인사도 못한 채 진입로에서 녀석이 사라진 숲길을 쳐다보며 짧은 반가움에 씁쓸히 작별했다.여정에서 만나는 예기치 못한 인연과 추억은 작은 원동력이자 스스로에..

유독 고운 은행 치맛자락, 순창 동계고등학교_20221104

교정에 쌓인 아름다운 추억만큼 진득한 가을.만추의 정취는 허무가 아닌 결 다른 낭만임을 항변하듯 지나는 바람에도 낙엽은 우수수 떨어져 곱게 써서 접은 편지 마냥 노란 마음으로 채색시켰다.한걸음 물러서 아쉬운 소설은 한걸음 다가서 눈부신 시가 된다.세심에서 채계산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먼 편으로 언제나 한적한 745 도로를 타고 후천마을에서 13번 국도에 합류한 뒤 연산마을 로터리를 지나던 중 전주 방향 15번 국도로 우회전하는 방향 멀리 가을로 물든 교정이 보여 잠시 곁길로 새듯 15번 국도 방향 관전마을로 향했다.도로는 줄곧 한적한 데다 너른 대지에 길게 뻗은 도로라 천천히 달리기엔 그만이었는데 곁길 가을이 물든 비교적 오래된 시골 교정의 모습은 몽환적이기까지 했다.원래는 학교 밖에서 담장 너머 고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