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에 개 끌려 가듯 오마니께서 가끔 들리시는 만의사에 들러 어부지리로 살랑이는 봄바람에 총각 가슴 들썩이게 한다.무신론자라 종교를 위해 사찰이나 교회에 찾아 간다기 보다는 그 한적함이 좋아서, 오래된 것들이 살포시 한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마치 어떤 방해꾼들에게 조차 묵언수행의 결단을 보여 주는 그 인내심에 눌리는 기분이 속세에선 쉽게 느낄 수 없다지?요즘은 좀 뜸하지만 몇 년 전에 가끔 찾던 용인 백암의 오래된 교회도 목사님과 같이 살아가는 소박한 이야기와 그 낡은 교회의 삐걱임이 좋았었다.근데 사찰의 경우 문명과 조금 떨어진 지리적 잇점 땜시롱 일상의 치열한 전투가 마치 영속적인 휴전에 돌입한 쾌감도 은근슬쩍 느낄 수 있잖나.나는 카메라와 음악 도구만 챙기고 따라 나서는 석가탄신일 만의사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