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5

거친 파도 장사해변을 끝으로 영덕과 작별_20240119

영덕을 떠나며, 해파랑길 19코스 중 부경2~부경1~장사해변까지 걷다 강구에서 대게를 납치했다. 떠나는 길이라 아직 못다한 이야기는 다음을 기약하는 매듭으로, 갈수록 거세지는 겨울 동해 바람과 파도는 백두대간 골 깊은 유혹으로, 그와 대조적으로 정적이 흐르는 어촌 마을은 안식으로 역설하며 만나게 될 존재의 필연에 충실하자. 그럼에도 떠나는 길에 불변의 진리, 시간은 매정하고 제트기류보다 빨랐다. 해파랑길 19코스는 영덕 블루로드 D 구간으로 화진해변에서 시작하여 장사해변, 남호해변을 거쳐 강구항에 이르는 동해안 도보길 [출처] 해파랑길 19코스(영덕 블루로드 D)_한국관광공사 두루누비 해파랑길 19코스 영덕 블루로드 D 쪽빛 파도의 길(D코스)은 영덕 어촌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영덕 남정면의 마을을 통..

인간과 자연/ 현실과 전설의 교합, 경주 해파랑길_20240115

봉길해변을 뒤로하고 해파랑길을 따라 걸었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의 해변길, 숲길, 마을길 등을 이어 구축한 총 50개 코스로 이루어진 750km의 걷기 여행길입니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상징인 ‘떠오르는 해’와 푸르른 바다색인 ‘파랑’, ‘~와 함께’라는 조사 ‘랑’을 조합한 합성어이며,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벗 삼아 함께 걷는 길”을 뜻합니다 [출처] 해파랑길_두루누비 해파랑길 소개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바다와 함께하는 해파랑길 www.durunubi.kr:443 원래는 나아해변부터 해파랑길 11코스의 시작이었지만 무조건적으로 해파랑길을 추종하는 게 아니어서 언덕길로 이어진다면 그 길을 살짝 벗어나더라도 도리어 해변을..

감성의 미로 골목, 나릿골 감성마을_20220824

고행의 세월을 감수한 재조명으로 바다언덕 옛마을이 감성의 보물창고로 각광받으며, 각양의 모습으로 혈관처럼 얽힌 골목은 어느덧 모퉁이마다 많은 사연과 이야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소외는 이 골목이 붐비던 시대에 생소한 외계 파동처럼 여겼건만 또아리 틀고 숨죽인 직선의 무참한 살상 앞에서 한 동안 속수무책이었다. 시간의 통찰을 거친 직선이 무기력할 때 그 위안 또한 비정형화된 길이 철학적 돌파구가 될 줄이야. 오늘도 노스탤지어를 꿈꾸는 이정표는 갯마을 그 모습을 그렸다. 나릿골은 삼척 정리항 영진안과 벽 너머 사이 어항의 배를 정박하는 나루가 있어서 붙여진 명칭으로 거주민 30%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60~70년대 생화 정취가 남아있는 계단과 골목길, 담장 등을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항구문화가 남아있..

날 것 그대로의 해변을 따라, 축산 해파랑길_20220315

앞서 해파랑길 20코스를 여행했다면 축산에서 해맞이공원까지는 21코스란다. 군사 목적의 잔해가 꽤 많이 보이지만 이제는 철거되어 이내 잊혀지고, 그 철조망에 고립되었던 원시의 해안이 기지개를 켜며 도리어 문명의 피로감을 바다로 날려줬다.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봄햇살 아래 세상이 잊고 지내던 작은 마을은 부러움조차 잊었는지 무심한 자연의 날갯짓으로 쉴 새 없이 해풍 위 중력의 끈을 엮어나갔다. 작은 음악 소리를 벗 삼아 시작된 막역한 걸음은 해 질 무렵 아름다운 광시곡이 가르쳐준 길 위의 산책이 되어 파도 소리에 맞춰 사뿐한 춤사위가 되었다. 해안을 따라 굴곡진 길과 달리 언덕 언저리에 붙은 길은 함께 평행을 그릴지언정 그 모습과 느낌은 사뭇 달랐다. 이왕 동해 바다를 만날 거라면, 또한 지나치게 가공된 길..

길과 바다의 멋에 빠지다, 영덕 해파랑길_20220315

예전 기억을 표류하다 보면 동해 바다와 뭍 사이 견고한 철조망이 꽤나 동경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현실이 극복할 수 없는 철옹성 같았건만 언제부턴가 대부분의 군사 시설이 철거되면서 웅크려 머나먼 미래를 꿈꾸던 해안 쪽길은 뒤늦게 세상과 조우하며 품 안에 간직했던 슬픈 사연과 태초의 자연을 거대한 선물 보따리 마냥 풀어놓았다. 사실 ‘영덕’하면 생각나는 건 십중팔구 ‘대게’ 외에 딱히 각인될 만한 명소는 기억에 없었고, 그로 인해 여정에서 영덕은 지나는 길목의 한적한 어촌마을로만 여겨졌다. 2019년 봄 여정에서도 영덕은 한치 주저 없이 다른 동해 바다를 이어주는 마을 외에 고민도 하지 않았었는데 해파랑길 소식을 듣고 먼 길 달려 첫걸음 내디딘 결과, 이제라도 알게 된 걸 다행이라 여겼다. 바다와 가파른 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