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빈 28

일상_20171206

가끔 뱃속이 허해서 못참을 때가 있다. 솟아 오르는 식욕은 본능 중 하나잖아.이른 아침 명동성당 앞 커피빈은 다른 카페에 비해 일찍 문을 열어 가끔 이용한다. 모닝세트는 요일마다 틀린데 정확한 메뉴는 당연히 기억 나질 않고, 다만 맛은 있었으니까 가끔 이런 신호가 올 때 여기로 발길이 향했겠지?언젠가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커피빈에 갔다 주문했던 세트가 나오길 기다리는 잠시 동안 진열된 유리 머그잔을 구경하다가 좀 이쁘고 신기한 게 있어 집어 들었다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적이 있다.직원들이 괜찮다며 다치지만 않으면 된다는 응대에 감동 받고 한결 같이 이 매장을 갔더랬지.허나 요즘은 좀 뜨하지만.

일상_20170121

제주로 떠난 가족들과 달리 내가 사는 고장을 지키던 주말, 점심을 해치우자 하염 없이 퍼붓던 함박눈도 잠시 소강 상태를 보여 라마다호텔 커피빈으로 커피 한 사발 때리러 왔다.일요일과는 다른 주말의 여유를 벗삼아 창가에 자리 잡고 커피에 심취해 있는 사이 언제 그랬냐는 듯 햇살이 걷히는 구름을 비춘다. 분명 하늘엔 두텁던 구름이 걷히면서 석양이 비추려 하는데 호랭이 장가 가려는지 얕은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눈꽃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걸 부드럽게 엉켜 있는 눈뭉치가 반증해 준다.역시 과일이든 야채든 신선할 때가 최고 아니겠어? 커피빈 테라스에 측백나무? 너머 노작박물관이 보인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눈꽃의 고결한 기품이 아름답다. 테라스에서 사진 찍다가 추워서 냉큼 들어 왔는데 그 잠깐 사이 많..

일상_20161115

떨어지는 낙엽을 애써 찍으려 해도 희한하게 카메라를 작동시키면 바람이 잠잠해 진다.불가사의여!몇 번을 찍었건만 바람이 잠잠해져 포기하려 하면 조롱하듯이 세찬 바람이 불며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그래서 다시 급하게 카메라를 작동시키면 또 잠잠...두 손 두 발 다 들고 그마저 가장 만족할 만한 동영상에 위안 삼자, 신발~ 저녁 식후의 커피 한 사발이 하루의 긴장을 풀어 주는 건 알겠지만 이 날은 더더욱 니미럴 같은 앙금들을 토닥여 줬다.여의도까지 간 김에 순광형 뵙고 왔더라면...가을과 함께 옛 추억들도 되살아 난다.

일상_20160811

올 여름은 1994년 여름 이후 수은주는 두번째, 열대야가 발생한 일 수로는 역대 쵝오라지! 근무 중 열 받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 잠깐의 쉼표를 뒀던 곳, 커피빈.그 날도 내가 뭔가 열 받았거나 더위를 쳐묵했었나 보다.지금은 떠나 보내고 없는 아이팟나노와 여름이면 최소 하루에 두 잔 쳐묵하는 아이스 한 사발이 같은 테이블 위에 있는 것 보면 한 시간 정도 청각과 미각의 무아지경에 있었나 보다.근데 전국 커피빈 중에서 여기가 레알 쵝오 맛!없!다!

흐르는 시간_20160521

친한 후배님 둘째 아이 돌잔치(한글 맞춤법 수정으로 돌잔치가 표준어)에 초대 받아 주말 대구행 열차를 타고 내려갔다.첫째 아이 돌잔치도 초대(대구 범어동의 과거와 현재) 받았던 만큼 그 초대가 내겐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자 대구를 둘러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니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얼씨구 좋구나 하며 빛의 속도로 짐을 챙겼는데 아뿔싸! 카메라를 홀라당 빼먹었다지 ㅠ덕분에 눈팅으로만 휘리릭 둘러 보곤 아쉬운 여행을 접어야 했다. 먼저 찾아간 곳은 앞뒤 생각 않고 챙긴 가방이 짐 보따리라 잡아 놓은 숙소에 들러 체크인하고 짐을 내려 놓곤 간소하게 변신, 이왕이면 3호선 타고 시내 구경 할 겸 해서 역사가 가까우면서 깨끗한 숙소가 있는 황금동에 모텔? 호텔? 어딘가 예약한 거 같다.아! 지금 찾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