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 4

호수에 빠진 가을이려나, 옥정호_20191010

옥정호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다시 찾은 국사봉 전망대는 하늘 아래 모든 세상이 가을에 빠져 경계를 끝없이 확장하고 있었다.국사봉 전망대는 팔각정이 아니라 국사봉을 오르다 보면 산 중턱 지점의 데크가 깔린 곳으로 왜 옥정호를 찾게 되고, 왜 국사봉에 오르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며, 여러 멋진 사진보다 그 자리에 서서 눈 앞에 펼쳐진 전망을 여과 없이 바라 보게 되면 그 진가를 이해할 수 밖에 없다.그와 더불어 지상에 나린 가을은 옥정호가 솟구치고 붕어섬이 꿈틀대는 착각 마저 들게 할, 비유하자면 전주 비빔밥의 풍미를 극대화 시키는 감칠맛 나는 양념일 수 있겠다. 주차장 초입에 이런 이정표가 손을 흔들듯 반긴다.어느 블로거가 올린 이 사진을 보며 이제야 제대로된 길을 찾았다는 안도감, 그리고 이정표가 가진 목..

칼끝 벼랑에 서다, 하늘벽 구름다리_20190217

전망대에 텐트를 쳐 놓고 크게 음악을 틀어 놓은 채 불륜 행각을 벌이던 사람들의 이기심에 기분이 '드그브자!'였지만 내 아까운 시간을 마냥 희생시킬 수 없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하늘벽 구름다리로 출발한다. 전망대에서 비집고 들어가 겨우 건진 사진을 확대해 보면 구름다리가 어렴풋이 보인다.물론 처음엔 저게 구름다리라고 생각도 못했고, 눈에 들어 오지도 않았다.또한 사진엔 없지만 이정표 상에 전망대 0.1km가 하늘벽 구름다리 0.9km를 조금만 지나 전망대 바로 앞과 구름다리로 갈라지는 갈림길 이정표 상에는 구름다리가 0.5km 남았단다.실제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리고 이정표 수치를 봐도 안맞다.이 날 구름다리를 가며 사진을 찍는 도중 거기 가겠다고 어느 정도 가야 되는 건지 묻는 분이 계셔 0...

칠족령 설화가 남긴 절경_20190217

칠족령에 대한 설화. 백운산 자락 근교 제장마을의 한 선비가 옻칠을 하는 옻칠쟁이었는데 그 선비 집에 누렁이란 개가 살고 있었다. 그 누렁이가 저녁 때만 되면 마실 나갔다가 항상 새벽 이슬을 맞고 집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수상히 여긴 옻칠쟁이가 도대체 누렁이가 어디를 갔다 오나 하고 궁금하여 하루는 누렁이 집 앞에 옻칠통을 잔뜩 갔다 놨다. 그날도 변함없이 누렁이는 옻칠통을 밟고 마실을 나갔다. 누렁이가 나간 사이, 옻칠쟁이는 누렁이가 밟고 나간 옻칠을 따라 찾아 나섰다. 옻칠을 따라 가다보니, 백운산 자락에 험하고 가파르다는 무늬마을로 내려가는 산길이었다. 누렁이는 매일 이 험하고 가파른 산을 넘어 밤새도록 걸어서 건너편 무늬마을에 무늬라는 암케를 만나고 또 밤새도록 걸어서 새벽에 집에 도착한것이었다...

20140517_주말 밤 풍경들

평소 걷기를 많이 한다고 생각했던 얇팍한 생각이 지난번 금호강 자전거 라이딩 때 저질체력이 드러나면서 나름 충격을 먹곤 틈틈히 걷는 운동을 해야 겠다는 다짐이 들더라. 직장 생활 중에선 규칙적인 시간을 할애하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조금이라도 자주 걷기를 하지만 불쑥 찾아드는 귀차니즘은 극복하기 힘든고로 주말이나 시간이 편안한 시간에 카메라를 메고 동네라도 돌아다니기로 했다.그게 의외로 많은 양의 운동도 되고 덜 지치는데다 사진 찍는다고 요리조리 왔다리갔다리 하다 보면 꽤 많이 걷게 되어 있단다.그래서 칼 뽑은 김에 무우라도 잘라 버릴 심산으로 낮에 잠시 걷는 동안 받았던 삘을 그대로 이어가자꾸나. 해가 지고 땅거미도 질 무렵 집에서 나섰으니 이른 시간은 아니겠다.동탄의 야경은 그리 이채롭지는 못한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