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5

용평 산중에서 정선까지_20150530

5월말임에도 용평 산중 날씨는 꽤나 쌀쌀하고 흐려 비바람이 한바탕 쓸고 갈 기세였다. 이번에 숙소로 잡았던 용평 알펜시아 리조트는 예상한 것 이상으로 깔끔했고 넓직한 공간을 마련한 덕에 주어진 시간보다 훨씬 여유를 누릴 수 있어 그 간의 지친 심신을 충분히 위로 받을 수 있었다.그래서 일정을 용평 도암에서 안반데기를 거쳐 구절리, 정선 일대를 거친 후 평창 두타산 휴양림까지 비교적 긴 구간으로 잡아 지난번 기약만 했던 숙원(?)을 풀 심산이었고 봄이 끝날 무렵이라 비교적 한산해진 덕분에 일정의 지체는 전혀 없었으니 나만의 알찬 기행이 가능했다. 알펜시아에서 나와 작년 봄 이후 처음으로 찾아간 도암호수는 언제봐도 그저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작년 두차례(용평 산중에서, 20140522_용평과 도암) ..

토요일 산책_20150425

하루 전, 밤에 싸돌아 다닌게 욕구 충족이 되지 않았는지 주말엔 아예 벌건 대낮부터 슬링백을 메고 동탄 방방곡곡으로 활보하고 다녔으니 역마살이 단단히 뻗혔다. 낮부터 밤까지 오산천이며 반석산, 탄요유적공원과 노작마을 가장 안쪽 근린공원까지..그럼에도 희안하게 내 엔진이 전혀 과열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니 내 체력이 좋은 거시여? 아님 뭔가에 골똘해서 피곤을 잊은 거시여?올 4월은 내 생애 가장 활동적이었던 여가 시간을 보낸 역사적인 달이자 계절로 기록하자. 아트필터 재밌네.녹색과 노랭이만 표현하는 사진을 각각 찍었더니 같은 자리인데도 분위기가 완전 틀리구먼.반석산과 오산천 사이 산책로에 이제 봄 기운이 성숙해졌다. 내 싸랑 봄꽃을 보라색으로 했더니 제대로 안 되고 퍼랭이로 하니까 이렇게 되는데 굉장히 차..

금요일 밤 산책_20150424

봄이 되면 밤에 싸돌아 댕기는 사람이 나 뿐인지 알았건만 의외로 군데군데서 나랑 비슷하게 밤산책 나온 사람들이 몇몇 된다. 일단 모기 시끼들이 없을때 많이 다녀야 되고 요맘때 되면 이제 슬슬 낮에 햇살이 따가워지기 시작하는데 밤엔 가만히 있으면 서늘한데 도보를 이용하다 보면 그 서늘함에서 적당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어 조~타.모처럼 반석산에도 올라가 보고 동탄 외곽으로도 좀 다녀볼 요량으로 카메라를 작은 삼각대에 끼워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엔 쉴 새 없이 연주하는 스피커 음악을 든 채 정처 없이 다녔다. 사진 찍으려는데 학생 몇 명의 무리가 자전거 타고 가다 그 중 한 명이 내 앞에서 자빠져 한동안 이렇게 앉아 있다.걍 인증샷으로 한 컷. 노작마을로 넘어가는 육교가 마치 외계인처럼 보인다.팔을 쭉 뻗..

벚꽃이 화사하던 어느 봄날_20150411

가을과 봄은 생각하는 순간에도 벅차게 설레어 무조건 카메라, 스피커만 들고 가출하고 싶어진다. 가봐야 멀리는 못가겠지만 그 계절을 그냥 넘긴다는 건 참말로 내겐 불행한 시간이고 소소한 행복을 팽개치는 거다.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봄꽃들이 종류도 많고 화사하기도 하다. 벚꽃이 늘어서 있는 오산천으로 나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처럼 봄꽃 구경 온 사람들이 많다.어찌나 화사한지 눈이 부실 지경이니. 반석산 밑은 외길이라 특히나 사람들이 많구먼. 행여나 외면 받을 수 있지만 난 진달래가 좋아.아직은 황량한 산자락에서 그 색깔이 눈에 띄이니까. 벚꽃도 진달래도 봄소식의 전령사라 아름답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 녀석은 땅바닥에 넙쭉 달라 붙어 작은 꽃을 피우기 때문에 지나칠 수 있지만 한 번 보고 나면 시선을..

비 내린 영산홍_20150416

요즘 어딜가나 흔히 볼 수 있는 조경한 꽃 중 하나가 바로 요 녀석이다.철쭉의 일종이라는데 한 번 피면 워찌나 화사한지...지나면서 쳐다보지 않으면 살랑거리면서 기어코 쳐다 보게 만드는 이 영산홍은 여러가지 색의 꽃이 있는데 가끔 내 카메라의 아트필터 기능을 이용해 찍기도 하는, 이제 주위에 흔한 만큼 친숙한 꽃이 되어 버렸다.그 날은 살짝 내린 봄비가 영산홍 꽃잎을 싱그럽게 적셔 주었길래 얼릉 아이뽕으로 담아 뒀지만 지금 보니 내가 사진을 잘 찍었당께..--;;저 아름다운 보케 보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