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류나무 4

금호강 봄소식_20150404

전날 마신 커피향을 상기시키며 동촌유원지 투썸으로 가봤더니 전날 바람결에 살랑이던 벚꽃잎이 보얗게 땅을 뒤덮곤 바람이 부는대로 흰파도를 넘실거린다. 그 파도를 바라보며 테라스에서 진한 커피 내음에 정신을 바짝 차린 뒤 자전거를 타고 강정고령보를 향해 돌격! 봄이 되면 찾게 되는 꽃 중 하나가 이 앙증맞고 이쁜 빛깔을 물들인 녀석인데 내가 사는 주변엔 찾기 힘든 꽃이 여기선 지천에 널려 있다.김 샐 거 같은데 도리어 혼자서 반가워 흐뭇한 썩소를 주고 받는다. 벌써 개나리가 한창전망도 좋고 밑에서 바라 보면 봄꽃에 잔뜩 둘러싸여 응원 받는 이 건물은 다름 아닌 온천장이라는 나름 역사와 뼈대를 자랑하는 여관이란다.워째 여관 건물을 살짝 손 본다면 펜션이라고 구라 때려도 속을 만한 포스. 자전거를 타고 아양교를..

낙동강 자전거 여행_돌아오는 길

더는 앞으로 전진할 수 없었다. 더위는 각오했다손 치더라도 갈증엔 방법이 없었고 적당히 가던 길목에 해소책이 있었더라면 위안이 되어 더 전진했겠지. 끝이 없을 것만 같은 봉촌 제방들의 수풀지대를 지나면서 편차가 적은 풍경의 갑갑함이 등짝에 진 무거운 짐인 양 어깨를 짓눌렀다. 하는 수 없이 주안교회라고 새겨진 오래된 적벽돌 건물을 바라 보곤 하나님의 계시에 의거, 왔던 방향으로 자전거를 돌려 버렸다. 지금 생각해도 기특한 결정인겨. 뚝방길을 따라 잠시 달렸을까? 관망대가 보이고 뒷편엔 하천관리소가 나온다. 옮다구나! 싶어 주머니에 담겨진 쓰레기도 버릴 겸 해서 두드려 보니 어르신께서 홀로 지키고 계시길래 이만저만해서 허벌나게 갈증이 심한데 물 한 모금 주십사 말씀드리니 흔쾌히 몇 잔이고 마셔도 된다고 하..

낙동강 자전거 여행_떠나는 길

기상청 비소식은 거의 확실한 정보라고 생각했고 비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는 마친 상태로 선글라스니 텀블러 같은 건 짐짝이 될 거 같아 과감히 숙소에 모셔 두고 왔건만... 비는 커녕 비교적 화창한 날씨 덕분에 깨달은 바, 대구는 역시 덥구나! 25km 정도의 자전거 여행이 50km보다 더 인내를 요구하는 여행이 될 줄이야. 물론 당시만 해도 기상청의 왕창시리 비싼 슈퍼컴퓨터나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껌 씹듯 원망했었지만 역시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하나의 값진 경험이라 여겨도 아깝지 않다. 도인이 된 것처럼 여길 수 있겠으나 여행이란 거 이런 사소한데 실망하면 관광이나 가야되는데다 엄청시리 싸돌아 다니다 보니 이 정도는 새발에 피가 되겠다. 또한 이런 사소한 고생 정도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

강정고령보 파노라마

화로 같은 대구의 무더운 여름 날씨 덕분에 자전거를 빌려 25km 정도만 라이딩했음에도 체력이 금새 소진되어 헐떡이던 가쁜 숨소리가 개혓바닥처럼 나왔지만 사진은 비교적 꾸준히 남겨 놓았다.허나 귀차니즘을 극복하지 못하고 맥북 저장공간에 쳐박아 두곤 일주일이 보냈더니 찝찝하기도 해서 우선 아이뽕으로 기록한 파노라마 두 장을 먼저 남겨야 겠더라. 대실역에서 빌린 자전거로 가장 먼저 만난 건 강정고령보 기념관 격인 디아크(The Arc)와 그 옆 두물머리에 멋진 자태를 항상 유지 중이신 미류나무(?) 한 그루.미류나무 같긴 한데 얇팍한 지식으로 대충 넘기는 센스~무얼 표현하고자 저런 작품을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흉물로 보이는 디아크와 그걸 이용하면서 진상 짓거리하는 인간들 보니 이 미류나무와 바다로 흘러..